“건강히 12월 딸과 함께 봤으면, 사랑한다”…끝내 눈물 감추지 못한 KIA 고종욱, 아내에게 진심 전했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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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12월 딸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맹타로 KIA 타이거즈의 승리를 이끌고도 고종욱이 눈물을 보인 이유는 아내를 향한 애틋한 마음 때문이었다.

이범호 감독이 이끄는 KIA는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12-2로 완파했다. 이로써 2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긴 KIA는 41승 3무 35패를 기록하며 기분좋게 6월을 마치게 됐다.

29일 잠실 LG전이 끝나고 눈물을 보인 고종욱. 사진=KIA 제공

29일 잠실 LG전이 끝나고 눈물을 보인 고종욱. 사진=KIA 제공

고종욱은 29일 잠실 LG전에서 맹활약했다. 사진=KIA 제공

고종욱은 29일 잠실 LG전에서 맹활약했다. 사진=KIA 제공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선 고종욱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KIA 공격을 이끌었다.

1회초부터 고종욱은 매섭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상대 선발투수 요니 치리노스의 4구 148km 투심을 공략해 중전 안타를 생산했다. 3회초 2사 후에는 4구 140km 포크를 통타해 중전 안타를 친 뒤 2루를 훔쳤다. 아쉽게 두 번 모두 후속타 불발로 홈을 밟지는 못했다.

백미는 KIA가 0-1로 끌려가던 6회초였다. 무사 1루에서 치리노스의 2구 133km 포크를 받아 쳐 1타점 좌중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이어 김호령의 희생 번트로 3루에 안착했고, 패트릭 위즈덤의 1타점 좌전 적시타에 득점까지 올렸다.

이후 7회초 1루수 땅볼로 돌아선 고종욱은 7회말 수비 시작과 동시에 이창진과 교체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4타수 3안타 1타점이었다.

29일 잠실 LG전에서 큰 존재감을 뽐낸 고종욱. 사진=KIA 제공

29일 잠실 LG전에서 큰 존재감을 뽐낸 고종욱. 사진=KIA 제공

고종욱(왼쪽)과 이범호 감독. 사진=KIA 제공

고종욱(왼쪽)과 이범호 감독. 사진=KIA 제공

경기 후 이범호 감독은 “고종욱이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정말 잘 해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고종욱은 “감독님이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제가 주로 한 타석만 나가 감독님이 밥값 언제 할 거냐 이야기하셨는데, 밥값을 좀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치리노스를 처음 상대했다. 좀 건방질 수도 있는데, 준비를 잘해서 그런지, 아니면 치리노스가 너무 잘 던지려고 해서 그런지 저에게 유독 실투가 많았다. 자신있게 스윙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며 “첫 번째 타석은 실투가 아니었는데, 제가 잘 친 것 같다. 두 번째, 세 번째는 다 실투였다. 몰려서 자신있게 쳤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한 활약이었다.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은 “(고)종욱이가 타격 감각적인 것으로는 우리 팀에서 (최)형우 정도의 레벨을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치리노스가 볼에 변화가 많다”며 “종욱이가 나가면 팀 분위기가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워낙 밟고 타석에서의 퍼포먼스도 선수들 흥이 나게끔 만들어준다. 1회 치리노스를 상대로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 주면 선수들이 훨씬 차분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믿어보도록 하겠다”고 신뢰를 보냈다. 그리고 맹타로 화답한 고종욱이다.

고종욱은 “제가 (그동안) 경기를 많이 나가진 못했다. 그런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이 컨디션 조절 잘하게 해주시고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셨다. 지금 일주일 째 감이 좋았다. 1번으로 나왔는데 부담이 없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자신감을 찾았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어 최형우 정도의 타격 감각이라는 이 감독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것은 아닌 것 같다.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너무 감사드리는데, 형우 형 정도 레벨은 아니다. 반 만이라도 해보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제가 시즌 스타트를 2군에서 했고, 시범경기도 못 나갔다. 사실 많이 내려놨었다. 기회가 많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2군에서 준비 잘해 갈 때 가더라도 좋은 이미지로 하자 생각했다”며 “그런데 부상 선수들도 있고, 제가 밑에서 준비를 잘하니 감독님이 올려주셨다. 초반에는 솔직히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최근 타이밍 잡는 것을 비롯해 감이 많이 올라왔다. 이렇게 준비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았다”고 배시시 웃었다.

29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아내에게 진심을 전한 고종욱. 사진=KIA 제공

29일 잠실 LG전이 끝난 뒤 아내에게 진심을 전한 고종욱. 사진=KIA 제공

고종욱은 이날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눈물을 펑펑 흘렸다. 이는 아내에 대한 절절한 감정 때문이었다. 그는 “아내가 작년에 몸이 좀 안 좋았다. 유산도 되고 해서 너무…”라며 말을 잊지 못한 뒤 “제가 해준 게 없었다. 예전에 방송 인터뷰를 했었다. (지금 아내 배 속에 있는 아이) 태명이 겨울인데, 언급을 못 했다. 와이프에게 잘해서 인터뷰 꼭 해준다 했는데, (그동안) 지킬 수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계속해서 “(아내의 건강이) 작년에는 조금 안 좋았는데, 이제는 좋다. 12월에 딸을 출산한다. 건강히 아기를 봤으면 좋겠다. 작년이나 올해나 제가 해 준 것이 없다. 좋은 아빠가 되려는 과정 같은데, 많이 사랑한다. 오늘 저녁에 보는데, 건강하게 12월 딸과 함께 봤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전하고 싶다”고 애틋한 심경을 드러냈다.

고종욱은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KIA 제공

고종욱은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KIA 제공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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