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나승엽이 올 시즌 발군의 클러치 능력을 뽐내고 있다. 나승엽이 확고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는다면 이대호의 은퇴 이후 확고한 4번타자를 찾지 못하던 롯데에는 한층 달가운 일이 될 수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의 새로운 해결사 나승엽(23)의 활약이 예사롭지 않다.
올 시즌 나승엽의 클러치 능력은 말 그대로 발군이다. 찬스에 강한 면모가 두드러진다. 나승엽은 14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초 무사 1·2루서 1타점 적시타를 날려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는 나승엽의 시즌 9번째 결승타였다. 선두 싸움을 벌이는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에서도 가장 뜨거운 문보경, 문현빈(이상 6개)과 격차는 더 벌어졌다.
나승엽의 진가는 결승타 개수로 모두 설명할 수 없다. 나승엽은 득점권 상황에 특히 강하다. 찬스를 살리거나 확대한 장면이 많았다. 득점권에서 타율 또한 0.386으로 전준우(0.366)를 앞선 팀 내 1위다. 지난해 0.354로 팀 내 2위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들어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세부지표도 출중하다. 나승엽의 클러치 능력은 그가 팀의 승리확률을 얼마나 많이 높였는지 따져보면 좀 더 알기 쉽다. KBO의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승리확률기여합산(WPA) 부문에서 나승엽은 1.30으로 리그 3위,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롯데에서 가장 뜨거웠던 전민재(0.67)의 수치도 크게 웃돈다. 시즌 9번째 결승타를 쳤던 14일 경기에서도 나승엽의 적시타가 나온 뒤, 롯데의 승리확률은 69.1%로 치솟았다.
롯데 나승엽이 14일 광주 KIA전 4회초 결승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나승엽이 확고한 중심타자로 자리 잡는다면 이대호의 은퇴 이후 확실한 4번타자를 찾지 못하던 롯데에는 한층 달가운 일이 될 수 있다. 롯데는 이대호가 은퇴한 뒤인 2023년부터 2년간 전준우와 외국인타자 빅터 레이예스에게 한 시즌씩 4번타순을 맡겼다. 올 시즌에는 레이예스와 나승엽이 번갈아 맡고 있다. 나승엽의 기량이 일취월장한 뒤에는 김태형 롯데 감독이 그에게 지난달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14연속경기 4번타순을 맡기기도 했다.
나승엽은 여기서 한층 더 성장하겠다는 의지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곤 1루수로서 수비 보강도 게을리 할 수 없었지만, 공격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도 열심히 했다”며 “타석에선 큰 스윙보단 정확도 높은 타격에만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하면 나와 우리 팀 모두 성장한 부분이 느껴지기도 한다”면서도 “팀의 포스트시즌(PS) 진출을 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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