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새벽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이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직후 직무 전환과 희망퇴직 시행에 나섰다. 희망퇴직을 신청해 이미 조직을 떠난 일부 직원은 오아시스가 인수 조건인 고용 보장 약속을 어기고 사실상의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오아시스는 인위적인 인력 효율화는 없었다면서 조속한 영업 재개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지난달 초 비영업직 직원 전원을 상품기획(MD) 직군으로 전환한다고 안내하는 한편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공지했다. 당시 오아시스 측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 신청 여부를 결정하라며 반나절의 시간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티몬에 남은 140여명의 직원 중 50명 안팎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상태다. 상당수는 MD 직군 전환 공지를 받은 비영업직 직원이다.
퇴사한 직원들은 오아시스가 사실상의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들은 특히 오아시스가 고용 보장을 약속하고 법원으로부터 티몬 인수 권리를 확보한 지 한 달도 채 안 된 시점에서 이러한 조처를 한 데 대해 배신감을 토로한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 3월 티몬 인수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4월에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 인수대금 116억원에 추가 운영자금 65억원 등 181억원을 투입하고 티몬 직원의 고용을 5년간 보장하는 조건이다.
아울러 오아시스가 전 직원에 의무적으로 물류센터 현장 교육을 받도록 계획한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현장 교육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오픈마켓인 티몬과 달리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오아시스 물류 운영 방식의 이해도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추진됐으나 이 과정에서 직원 동의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오아시스는 플랫폼 정상화로 가는 과정으로 인력 감축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반박한다.
티몬은 오는 20일 서울회생법원에서 관계인집회를 열고 지난달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심의·결의할 예정이다. 관계인집회에는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 등이 참석한다. 여기서 회생계획안이 가결되면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확정된다. 회생안이 가결되려면 채권 규모 기준으로 회생채권의 3분의 2, 회생담보권 4분의 3 이상을 가진 이해관계자가 동의해야 한다.
문제는 주요 채권자들의 수용 의지다. 오아시스가 내놓을 인수대금 116억원 가운데 채권 변제에 사용될 금액은 102억원으로 전체 채권액(약 1조2000억원)의 0.8%에 불과해 규모가 큰 채권자들을 얼마나 설득해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