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속하면 위성이 차 속도 줄여"…EU 검토안에 운전자들 발칵

3 days ago 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유럽연합(EU)이 위성 기술을 활용해 과속 차량의 속도를 원격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도입되면 차량이 제한속도가 낮은 구간에 들어갈 때 시스템이 자동으로 개입해 속도를 줄이는 방식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8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가 이런 내용을 담은 도로 안전 개혁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혁안에 따르면 해당 기술은 2030년까지 EU 내 차량에 의무화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모든 신형 차량에 원격 속도 제어가 가능한 장치를 장착해야 한다.

작동 방식은 위성을 활용한다. 위성이 차량 위치를 추적하고, 차량이 제한 속도가 더 낮은 지역에 들어가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개입한다. 이때 차량 속도는 제한 속도에 맞춰 줄어든다.

운전자가 완전히 통제권을 잃는 구조는 아니다. 사고를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고 가속할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은 짧은 순간만 허용된다.

논란은 커지고 있다. 운전자의 조작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면 오히려 사고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운전자 연맹의 브라이언 그레고리 정책 담당자는 텔레그래프에 EU 제안이 "황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유발할 잠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킹 우려도 있다. 리처드 홀든 영국 보수당 그림자내각 교통장관은 범죄자나 적대국이 이 기술을 악용할 수 있다고 봤다. 차량 속도 제어 기술이 해킹되면 도로 위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점점 더 강력해지는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외부 세력이 우리 일상을 해킹하고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차량 속도 경고 장치가 의무화됐다. 2024년 7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형 자동차에는 지능형 속도 보조장치가 장착됐다. 운전자가 과속하면 스티어링 휠의 소리나 진동으로 경고하는 장치다.

하지만 이 장치의 정확도도 논란이 됐다. 영국 최대 자동차 조사기관 대첨 리서치는 최근 해당 장치가 속도 제한 변경을 4번에 1번꼴로 식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아직 확정된 방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EU 집행위 대변인은 원격으로 차량 속도를 줄이는 안전 조치에 대한 논의가 "순수하게 탐색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