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지하터널이 붕괴되기 직전 근로자들이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라"는 무전을 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19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이번 사고 현장 하부 근로자들로부터 "붕괴 직전 '작업을 중단하고, 모두 대피하라'는 내용의 무전을 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지하 30여m 지점에서 작업하던 하부 근로자들은 붕괴 전조 증상을 직접 목격할 수 있어 비교적 빠르게 대피할 수 있었다. 상부 근로자들과 직접 소통은 불가했지만, 무전기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반대로 붕괴 조짐을 빠르게 느끼기 어려웠던 상부에서는 미리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하부 근로자들이 무전으로 위험을 알리면서 일부 근로자들은 재빨리 몸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미처 대피하지 못 한 포스코이앤씨 소속 근로자 50대 A씨는 붕괴에 휘말려 끝내 숨졌고 하청업체 소속 굴착기 기사인 20대 B씨도 고립됐다가 구조되는 등 화를 당했다.
A씨는 교육동 컨테이너 부근에 있다가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씨는 기계를 수리하기 전 굴착기에서 내려 물을 마시러 가다가 사고가 났다고 증언했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에 나온 근로자들 진술에 대해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후 3시 13분께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던 신안산선 제5-2공구 지하터널이 상부 도로와 함께 무너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전날 붕괴 전조 증상이 나타나자 모든 작업을 중단했고, 이후 기둥 보강에 나서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