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인데 태극기 주문 ‘0건’…10배 싼 중국산 태극기만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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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사건 사고 광복절인데 태극기 주문 ‘0건’…10배 싼 중국산 태극기만 휘날렸다 종로 관수동 태극기 제조업체 르포“광복절 휴일 인식하는 분위기 팽배” 젊은 층, 태극기보다 굿즈를 더 선호국기사 몰려 있는 ‘명패골목’도 쇠퇴 서울 종로구 관수동 한 태극기 제조업체에서 대형 자수기가 작동하고 있다. [문소정 기자] “자부심 없으면 이 일 못하죠.”14일 서울 종로구 관수동 한 국산 태극기 제조업체. 건물 2층 외벽에는 간판 대신 대형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문을 열자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대형 디지털 자수기의 박음질 소리가 사무실 안을 가득 채웠다.이곳 대표는 김은지 씨(33). 1997년부터 관수동에서 태극기를 만들어 온 아버지에게서 가업을 물려받아 10년째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자수 태극기부터 관공서용·가정용 태극기, 손에 들고 흔드는 조그만 수기 태극기까지 직접 제작한다.원단을 재단한 뒤 그 위에 태극 문양, 건곤감리를 자수로 새기고 가장자리에 금색 수술을 재봉해 깃대에 달기까지 태극기 하나를 제작하려면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김씨 아버지는 직접 만든 자수 태극기를 들어 보이며 “국산 태극기는 깃발의 빳빳함과 자수의 촘촘함부터 다르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그러나 광복절을 하루 앞둔 이날 태극기 주문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기존에는 광복절을 앞두고 주민센터 등 공공기관에서 1000~2000장씩 대량 주문이 들어왔지만, 지난해 수백 장으로 줄었고 올해는 주문이 아예 끊겼다. 3·1절과 제헌절을 앞두고 간간이 주문이 들어오긴 했지만, 이마저도 예전 같지 않다. 김씨는 태극기 주문이 줄어든 이유에 대해 “예전과 달리 공휴일을 국경일보다 그냥 ‘쉬는 날’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가정에서 태극기를 게양하는 문화도 점점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구별로 난간에 국기꽂이를 설치하도록 했던 주택 건설 규정은 2021년 가구별 설치가 어려운 경우 각 동 지상 출입구에 설치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창문을 열기 어려운 고층 신축 아파트나 유리 난간을 설치하는 주택이 늘어나며 과거처럼 철제 난간에 게양대를 다는 게 쉽지 않아졌기 때문이다.젊은이들이 태극기보다는 태극 문양이 새겨진 ‘굿즈’를 선호하는 것도 태극기 판매 감소의 원인이다. 실제로 국립박물관, 국가유산진흥원 등은 독립운동과 국가유산 등을 소재로 한 키링·스티커·엽서 등을 잇달아 선보여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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