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소지섭을 '소간지'라 부르는 이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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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소지섭.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소지섭.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광장'은 '소간지'의 귀환을 알리는 작품이다. '회사원'으로 K 액션의 매운맛을 보여줬던 소지섭이 '광장'을 통해 액션 연기 정점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그의 액션에 몰두하다 보면 캐릭터에 서서히 감응한다. 소지섭은 "솔직히 '소지섭 아직 괜찮네'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광장'은 스스로 아킬레스건을 자르고 광장 세계를 떠났던 기준(소지섭)이, 조직의 이인자였던 동생 기석(이준혁)의 죽음으로 11년 만에 돌아와 복수를 위해 그 배후를 파헤치는 누아르 액션 드라마다.

이 작품은 '역대 가장 완성도 높은 누아르 웹툰'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두꺼운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동명의 네이버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3년 만에 누아르 액션으로 돌아온 소지섭은 시리즈 제작 전부터 웹툰 팬들 사이에서 기준 역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거론돼왔다.

"대본을 받고 감독님과 얘기했던 가장 큰 부분은, 웬만하면 우리가 늘 봐왔던 조폭 이미지로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담배를 너무 피우거나 욕을 많이 하는 그런 것은 최대한 배제하려 했어요. 제가 '광장'에서 바랐던 것은, 한국의 갱 물에 나오는 사람들이 멋있게 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공개 3일 만에 시청 수 490만을 돌파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시리즈 부문 2위에 올랐지만, 원작 팬들의 비판적인 반응도 있었다. 소지섭은 "원작을 해하려고 작품을 만들지는 않는다. 오히려 원작보다 뛰어난 작품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고 밝혔다.

'광장'은 원작의 본질과 세계관은 가져오되 각 캐릭터의 매력과 서사가 더욱 돋보이는 방향으로 재해석됐다. 과거 서울의 주먹들이 자웅을 겨루던 국회 앞 광장을 의미했던 원작과 달리, 시리즈 속 광장은 조직 세계와 상대를 건든 자는 누구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규칙 자체를 대표한다.

서사가 부족해 아쉽다는 지적에 대해 "만약 이번에 '광장'이 잘된다면 다음 시리즈에서는 서사가 더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처음부터 서사를 다 풀면 조금 지루해지거나 스피드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사도 많지 않고, 정보 전달이 별로 없지만 '광장'은 누가 봐도 이해하기 쉽다는 게 강점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거기에 액션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니 통쾌한 느낌도 있죠."

광장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광장 스틸컷. /사진=넷플릭스 제공

'광장' 속 기준은 말보다 눈빛과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캐릭터다. 소지섭은 기준의 내면을 표현하기 위해 눈빛에 힘을 줬다. 기준의 정서와 에너지를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치명적인 약점을 지닌 기준. 소지섭은 힘이 느껴지고 처절함이 극대화된 액션을 소화해 'K-존 윅'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는 "거칠고 무자비한 액션이 점차 감정이 폭발하듯 순차적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캐릭터의 감정을 액션을 통해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내가 응징하고 처벌하는 역할인데, 그게 가볍게 비치면 안 될 거 같아서 무술 사범님들에게 '될 수 있으면 아프게 받아달라, 리액션 크게 받아달라'고 요청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사범님들이 나를 별로 안 좋아하실 것 같아요. (하하)"

소지섭은 난도 높은 액션 촬영에 아내 조은정이 걱정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내가 고생하는 걸 먼저 보는 거 같다. '고생했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최근 넷플릭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결혼을 추천한다. 혼자보다는 둘이 낫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날 '사랑꾼'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데 대해 "아주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소지섭은 '광장'에 출연하기로 결정하며 총 19kg을 감량했다. 소지섭은 "클래식 한 게 제일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식사 칼로리를 제한하고, 닭가슴살과 밥만 먹고 운동 열심히 했다"며 "관절은 조금 안 좋지만, 체력적으로는 아직 괜찮다"고 전했다.

배우 소지섭. /사진=넷플릭스 제공

배우 소지섭. /사진=넷플릭스 제공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소지섭은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작품이 끝나면 몸이 회복하는 데 최대한 에너지를 쓴다"며 "스스로 '왜 아직도 연기를 하느냐'고 질문하면 대답을 못 하는데도 지금까지 하고 있다. 그게 자신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작품 고르는 안목이 뛰어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일단은 시나리오인 것 같다. 캐릭터가 마음에 들어도 시나리오가 재미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나이가 점점 들면서 생각해보니 배우와 관계없이 더 좋은 사람이 되어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민형 한경닷컴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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