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에 따르면 16일부터 20일까지 광주에는 총 536.1㎜의 비가 내렸고, 이로 인한 재산 피해 신고는 총 1311건에 달했다. 피해 유형은 △도로 침수 447건 △도로 파손 263건 △차량 침수 124건 △경사지 붕괴 62건 △수목 전도 54건 △기타 101건 등이다. 피해 대부분은 하루 동안 426.4㎜가 쏟아진 17일에 집중됐다. 시 관계자는 “이번 집계는 신고와 응급복구를 기반으로 한 잠정 수치로, 실태조사가 완료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는 앞으로 시간당 88㎜의 강우를 감당할 수 있도록 배수관과 저류시설 등을 확대·정비할 계획이다. 다만 도심 하천 여건과 예산 문제로 이 목표 달성 시기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20일 신안교 등 피해 현장을 방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광주지역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요청했다. 강 시장은 신안교 저지대 침수 방지를 위한 신안철교 재가설과 서방천 하천 폭 확대 등 항구적인 폭우 대책 마련과 함께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도 건의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따른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자연재난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상습 침수 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피해 대응에는 시민 참여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의 재산 피해 1311건 중 172건(13%)은 배수불량에 따른 것으로, 대부분 배수구가 쓰레기로 막힌 데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시는 최근 한 달 동안 저지대 배수구 중심으로 정비를 해왔지만,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 전역에서 쓰레기가 배수구로 밀려들었다. 시 관계자는 “침수 피해 상당수가 배수구를 덮은 쓰레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부터 배수구 주변에 시민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청소도구함 25개를 설치해왔다. 폭우 시 시민들이 청소도구함을 활용해 배수구를 정비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제시된다.전남 지역도 큰 피해를 입었다. 도로·제방 등 공공시설 파손 366건, 주택 침수 572건, 가축 폐사 29만 마리, 농경지 침수 7764㏊ 등이 보고됐다.
류용욱 전남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17일 광주에 내린 비는 기상이변 수준의 폭우였다”며 “행정기관은 저류지 설치 등 배수 용량을 키우고, 시민들도 배수구 청소 등 일상적인 노력에 나서야 민관이 함께 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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