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신수정]中최대 이커머스도 韓진출… 올해 더 거세질 C커머스 공세

4 days ago 9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신수정 산업2부 차장
최근 ‘중국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중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징둥닷컴이 인천과 경기 이천시에 자체 물류센터를 마련해 운영을 시작했다. C커머스 업체가 한국에 물류센터를 세워 직접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8년 중국에서 설립된 징둥닷컴은 알리익스프레스(알리), 테무와 함께 중국 3대 이커머스로 꼽힌다. 판매자들을 입점시키는 오픈마켓 형식의 테무, 알리와 달리 제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 ‘중국판 쿠팡’으로 불리기도 한다. 징둥닷컴의 지난해 매출은 1조1588억 위안(약 229조 원)으로 쿠팡(약 41조 원)의 5배를 넘는다. 징둥닷컴은 전 세계 19개국에서 100여 개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알리와 테무로도 버거운데 징둥닷컴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유통업계는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미 국내 유통시장은 중국발(發) 저가 공습이 이어지며 상당 부분 잠식된 상태다. 중국에서 들어오는 150달러 이하 소액 직접구매(직구)는 최근 5년간 매년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 소액 직구가 감소하는데 중국발 직구만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소비자들의 중국 직구 추정액은 4조7772억 원으로 국내 직구 시장의 60%를 차지했다. 가품, 안전성 문제, 개인정보 유출, 반품·환불 어려움 등 여러 논란에도 초저가를 앞세워 매년 몸집을 불려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는 C커머스의 공세가 한층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쏘아 올린 관세 전쟁으로 C커머스의 미국 사업 전망이 어두워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일부터 중국발 소액 수입품에 1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C커머스는 미국을 대체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고 있고 한국은 매력적인 대체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지리적으로 인접할뿐더러 고객 구매력도 높은 편이다. 한국은 연간 거래액 242조 원 규모의 세계 5위권 이커머스 시장이다.

일각에서는 C커머스가 한국에서 중국산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술 더 떠서 한국 제품을 자사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 유통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알리는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에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제조사까지 종속되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국제 통계사이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중국의 B2C(기업-소비자 거래) 온라인 소매 매출은 2023년 기준 약 2조2000억 달러(약 3163조 원)로 전 세계 1위다. 2위 미국(9810억 달러)이 중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러한 C커머스의 칼날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C커머스가 한국에 직접 진출해 저가 물량 공세를 본격화하면 국내 유통시장은 물론이고 영세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 판매자들의 경쟁력 강화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신규 수출시장 확대, 면세제도 개편 등 올해 더욱 거세질 C커머스 공세에서 소비자와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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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산업2부 차장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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