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교사 출신 의원이 꼽은 원인과 해법은? [요즘여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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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교사 출신 의원이 꼽은 원인과 해법은? [요즘여의섬]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 단독인터뷰
초등교사·한국교총 회장 출신 초선
“넷플릭스 참교육은 사회적 경고”
‘무조건 檢송치’ 아동학대처벌법 문제
개정안 법사위 계류중…통과 절실
“촉법소년 연령은 무조건 낮춰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학교와 교권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이제는 바로잡는 일밖에 없다.”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초선·부산 부산진갑)은 최근 사회 문제로 조명된 교권 추락 현상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인기를 끌며 공교육 붕괴에 대한 경각심이 형성된 건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현실은 결코 드라마처럼 통쾌하지 않다고 전했다.

매경AX는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등교사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을 지낸 정 의원을 만나 교권 추락의 원인과 해법을 들었다. 교육자 출신인 그는 인터뷰 내내 교권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교권 문제를 현장에서 지켜본 정 의원은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교육 정책과 교권 보호 제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참교육’이 그린 교실은 현실과 얼마나 닮아 있을까. 대체 교권은 왜 이처럼 흔들리게 됐고, 선생님들은 왜 학생들을 어려워하거나 무서워하게 됐을까. 웃으며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이날 정 의원의 빠른 말투와 잦은 탄식에서는 오래도록 참아온 답답함이 느껴졌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넷플릭스 제공]

Q. ‘참교육’의 인기가 뜨겁다. 사회적으로 흥행하게 된 배경이나 이유는 뭘까.

A. 해당 작품은 무너진 교권과 흉포화된 소년범죄의 현실을 보여주는 사회적 경고다. 드라마인 만큼 자극적인 요소도 있지만 공감하지 못하면 흥행할 수 없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심각한 일들이 현실에도 있다.

Q. 교권 추락의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진단하는가.

A. 가장 심각한 건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법적 보호망의 부재’다. 정당한 생활지도조차 일부 학부모의 주관적인 감정에 의해 ‘정서적 아동학대’로 고소당한다.

학생 인권과 교권의 균형이 무너진 점도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책임과 의무가 빠진 과한 인권 강조가 교실 내 질서를 무너뜨렸고, 다른 학생의 학습권까지도 침해하는 원인이 됐다. 교사에겐 적절한 권한과 수단이 없다.

가정과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인성과 돌봄의 문제까지 학교와 교사에게 떠넘겨졌다. 교육 공간이 어느새 ‘민원 대상’으로 전락했다.

Q. 등원 후 첫 법안으로 교사의 정당한 학생 생활지도를 보장하는 내용의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년 넘게 계류 중인 이유는 뭔가.

A. 관련 법의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등은 ‘특정 직군을 위한 예외 규정을 명시하는 건 아동을 보호·양육·교육하는 타 직군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아동복지법이 모든 곳에 적용되는데 왜 교사에게만 예외로 해줘야 하냐는 것.

2023년 서이초등학교 사건 이후 ‘교권보호 5법’이 통과됐지만, 아동복지법이 그대로다 보니 다른 교원지위법 등을 개정하더라도 아동복지법상 ‘정서적 아동학대’가 그대로 유효하다. 아무리 (다른 법에) 어떤 조항을 넣더라도 이걸 막을 수가 없다.

지난 4월 ‘국가소송책임제’ 도입을 위한 ‘교원지위법’을 대표 발의했다. 교원이 정당한 교육활동과 관련해 분쟁에 휘말렸을 때 국가 또는 지자체(관할청)가 소송 주체가 되어 대응하자는 거다. 교원 대신 소송을 하고, 법률적 조치를 제공하고, 고의나 중대 과실이 없는 경우 교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는 게 골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Q. 교육부 등 중앙부처와 교육감들이 일명 ‘교권국(교육활동보호국)’ 등 전담 조직 신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A. 지금도 제도는 갖춰져 있다. 다만 실효성이 없다 보니 실행 의지도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다.

실제 무분별한 악성 민원을 지속해서 제기하는, 도를 넘는 학부모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기껏해야 과태료 부과다. 교권보호국이 생긴들 악성 민원이나 교권 침해 사안에 대해 학부모에게 경종을 울려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교원지위법에 보면 ‘관할청은 교육활동 침해행위가 관계 법률의 형사처벌규정에 해당할 때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고발을 잘 안 한다. ‘고발해야 한다’가 아니라 ‘고발할 수 있다’고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총 회장 시절에도 교육감들에게 고발을 요청했지만 실제 고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어느 교육감은 고발 조치 잘해주더라”라는 얘기, 들어본 적이 없다.

Q. 각 학교 차원에서는 어떤가.

A. 일선 학교에선 이미 5명 규모 민원대응팀이 있다.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면 민원을 선생님이 직접 받는 게 아니라 그 팀이 대응하는데, 문제는 일부 학부모가 팀에 있는 교감마저 고소해버린다는 점이다.

강력한 제재를 가할 방안이 필요하다. 교육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지만 진전이 더디다. 지금은 학생보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더 많다.

(지금은 무엇보다) 학부모 인식 개선이 중요하다. 내 아이에 대해 선생님께 서운하다고 불만을 제기하면 교실 안 교육력이 약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모든 학생에게 돌아간다. 선생님이 고소당하면 수업이 손에 잡히겠나. 선생님의 입장도 한 번쯤 생각해보고 받아들일 수 있는 학부모들의 인식이 필요하다. 선생님들을 믿어달라.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의 한 장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넷플릭스 제공]

Q. 학부모가 교원을 수사기관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고소하더라도 실제로 기소되는 비율은 1~3% 남짓이던데.

A. 숙제 안 해왔다고 선생님이 야단쳤다며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식이다. 일반적으로는 경찰이 먼저 조사한 뒤 범죄 혐의가 있는 경우에 검찰에 송치하지 않나. 아동학대 사건은 아동학대처벌법에 따라 혐의 유무와 관계없이 일단 검찰로 송치된다.

이걸 해결하고자 작년 1월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교육감이 정당한 교육활동이나 생활지도로 의견을 제출하고, 경찰도 불기소 의견으로 제시하면 검찰에 송치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다. 교원과 교육활동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려는 것인데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국회 상황이나 워낙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아 우선순위를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교육계에서는 너무 절실한 건이라 아쉽다.

Q.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 교육 현장의 체벌 재개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A. 무조건 하향해야 한다. (범죄가) 흉폭화, 일상화, 다양화, 지능화됐다. 중대범죄에 한한 조건부 하향도 얘기하던데 판단이 모호한 경우도 있지 않나. 1대를 때리면 중대하지 않은 거고, 5대를 때리면 중대하단 건가. 따지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조건을 달 필요가 없다.

지난 3월 한국갤럽이 전국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81%가 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책임과 대가가 따른다’는 엄중한 사회적 규범을 학교에서 회복적 교육 관점으로 조기에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

체벌 재개는 어떤 이유로도 해법이 될 수 없고, 사회적 인식의 흐름으로도 돌아갈 수 없다. 교사가 교실 내 질서 유지를 위해 물리적 체벌을 수단으로 삼는 건 또 다른 폭력의 정당화를 학습하게 하는 위험이 크다. 학교에 필요한 건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는 법적 권한과 교권보호 시스템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Q. 최근 배재고 학생들이 이른바 ‘스타벅스 응원구호’로 구설에 올랐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 등 일부 야권 인사들이 징계가 과도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는데.

A. 책임을 묻는 범위는 분명히 있어야 한다. 다만 6개월 출전정지와 같은 중징계로 학생의 미래를 박탈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이 전부 나쁜 의도로 구호를 외쳤다고 보긴 어렵다. 단순히 주동자를 따라 한 학생도 있을 수 있고, 가담 정도나 경위도 모두 다를 수 있다. 심지어 하지 않은 학생까지 일괄적인 징계를 받는다면 야구 인생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1명의 학생도 귀하다.

다만 이번 징계는 너무 성급하게 결정됐다고 본다.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학생들의 소명도 들어봐야 하는데, 정치권에서 논란이 커지자 ‘응징’에 가까운 형태로 징계가 내려진 측면이 있다. 어느 정도가 가장 합리적인지 충분한 의견을 모은 뒤 결정했어야 하지 않았겠나. 감독과 코치 역시 도의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진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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