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장관에 '국립대 최초 女총장' 이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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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23년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충남대 제공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2023년 대전시 유성구 충남대학교에서 열린 전국 국공립대학교 총장협의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충남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을 초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은 주요 공약으로 내건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 이 후보자는 지방 거점 국립대의 첫 여성 총장 출신으로,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후보자를 ‘미래 인재 육성’과 ‘국가 균형 발전’에 힘쓸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초·중·고·대 모두 대전에서 나오고 지역 국립대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 비수도권 대학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일본 도쿄공업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모교인 충남대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해 공대 학장 등을 거쳐 2020년 제19대 충남대 총장을 지냈다. 충남대 첫 여성 총장이자 국립대 첫 여성 총장으로 교수 사회의 ‘유리천장’을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 회장 및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국민추천제를 통해 다수 추천이 들어온 인물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학생 대표를 하며 총장님의 역량과 인품을 가까이에서 배웠다”는 추천 사유가 있었다고 한다.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위원장을 맡았다. 임명 당시 이 후보자는 “대학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인구가 쏠리는 현실을 완화하겠다”며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창의적이고 전인적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후보자가 지방 거점 국립대 9곳에 연간 3조~6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서울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역 대학 육성이라는 ‘교육 대변혁’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사회 대변혁’을 이룰 수 있다는 소신을 지녔다. 지난달 29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방 소멸과 수도권 병목을 동시에 풀기 위해선 이제 국가가 교육 인프라를 공공 자산으로 간주하고, 전국에 고르게 배치해야 할 시점”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교육 개혁은 그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등교육 전문가가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등록금 규제 완화와 고등교육 재정 확충을 요구하던 대학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학들은 장기간 이어진 정부의 등록금 규제로 재정난에 직면하면서 대학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호소한다. 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10년부터 등록금 인상 대학에 국가 장학금 일부 유형을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학 등록금 인상을 사실상 제한했다.

고등교육 분야 재정 확충 요구도 실마리를 찾을지 주목된다. 대학 총장들은 지난 26일 새 정부에 연말 일몰 예정인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법(고특회계법)의 시한을 5년 연장하고, 숙원 사업인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 도입도 적극 추진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1960년 6월 충남 대전 출생 △대전여고, 충남대 건축공학교육과, 충남대 건축계획학 석사, 일본 동경공업대 건축환경계획학 박사 △충남대 건축공학과 교수 △충남대 총장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고재연/이미경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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