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반도체 소재·부품 전략기지로…남부권 혁신벨트 핵심축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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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지난달 경북도청에서 정부와 재계의 ‘지방 투자 300조’ 발표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심장부로 ‘경북 구미’를 제안했다.  경북도 제공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지난달 경북도청에서 정부와 재계의 ‘지방 투자 300조’ 발표를 계기로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심장부로 ‘경북 구미’를 제안했다. 경북도 제공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했던 ‘산업 수도’ 구미가 다시 국가 전략산업의 중심에 설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344개에 달하는 반도체 소재·부품 기업, 풍부한 용수와 전력 등 탄탄한 인프라를 기반으로 국가 반도체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 거점으로 변신하고 있어서다. 최근 산업통상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태계를 남부권으로 확장하는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구상을 내놨다. 광주의 패키징, 부산의 전력반도체와 더불어 구미는 ‘반도체 소재·부품 생산거점’으로 낙점됐다.

업계와 경북도는 구미가 추진해온 ‘소재·부품 중심의 특화 전략’이 국가 공식 정책으로 수용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후방 기지로서 수도권과 상생하는 ‘K-반도체 완성형 모델’의 구축 전기가 될것이라는 기대다.

2023년 7월, 비수도권 유일의 ‘반도체 국가 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는 시험·평가, 실증, 인재 양성 등 핵심 과제를 실행에 옮겨 총 1232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성과로 연결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구미에 반도체 팹을 유치하는 것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나눠먹기식 배분이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지역에 합리적으로 분산하는 전략”이라며 “반도체 팹 입지는 산업집적 논리와 전력·용수·계통 안정성까지 고려한 국가 인프라와 맞물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TSMC는 룽탄, 신주, 중부, 남부 등 4대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분산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도 홋카이도에 일본의 라피더스, 히로시마에 미국의 마이크론, 가나가와에 삼성전자, 구마모토에 대만의 TSMC가 분산해 공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구미는 낙동강 수계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공업용수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망을 갖춰 반도체 소재·부품 제조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춘 도시로 평가받는다.

이런 기반 위에 구미시는 연구개발(R&D)과 실증 분야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2024년 반도체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396억원)를 구축해 반도체 소재·부품의 성능·신뢰성 평가와 공인 성적서 발급까지 지원한다. 첨단방위산업용 시스템반도체 실증기반 사업(396억원)을 통해서는 방산용 시스템반도체 부품의 시험·검증·실증을 연계해 중소·중견기업의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

여기에 첨단반도체 연구단지를 조성해 반도체 핵심 연구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체 특화단지와 방산 혁신클러스터를 동시에 보유한 전국 유일의 강점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2029년까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국방 반도체 공동연구에 나선다. 수입의존도가 높은 방산 반도체의 국산화가 목표다.

인재 양성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4년 반도체 특성화대학 지원(300억원)과 첨단산업 인재 양성 부트캠프(72억원), 반도체 특화단지 소재·부품·장비 특화 인력양성(17억원) 사업이 공모에 선정돼 총 935명의 반도체 전문 인재를 양성했다.

최근 논의되고 있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과 반도체 특별법 제정도 구미 반도체 산업의 밝은 앞날을 예고하고 있다. 반도체 등 국가첨단전략산업에 한해 일반 지주회사 규제를 완화하는 특례 도입과 함께,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인허가 절차 특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별회계 설치 등 대규모 투자를 유인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전망이다.

특화단지 지정 전후로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KEC 등 반도체 핵심 기업의 투자가 이어져 향후 대기업의 추가 투자나 신규 사업 유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구미시는 정부의 지역 균형발전 전략인 ‘5극 3특 성장엔진’에 반도체 산업이 포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정 시 범정부 차원의 ‘5종 패키지’ 지원이 쏟아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권역별 규제 프리존을 확산해 규제 특례를 제공하고, 9개 지역 거점 국립대를 통한 인재 공급이 가능해진다. 기업의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성장엔진 특별보조금’ 도입, 국민성장펀드 150조원의 40% 이상의 집중 투자, 2조원 규모의 전용 R&D 프로그램도 신설될 예정이다.

김 시장은 “성장엔진 정책,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규제 특례까지 모든 정책이 하나의 방향으로 수렴하고 있다”며 “구미의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이 성장엔진으로 확정된다면 ‘지방 산업도시’에서 ‘국가 전략 투자처’로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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