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 훈풍에 … 인프라 대출 2.7배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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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훈풍에 … 인프라 대출 2.7배 쑥

입력 : 2026.04.30 17:45

4대 시중은행 대출분석
대출 규제로 주담대 막히고
기업대출 확장도 지지부진
李정부 생산적금융 발맞춰
인프라 대출 대안으로 부상

사진설명

가계대출 총량제에 묶인 시중은행들이 '인프라스트럭처 대출'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돈을 굴릴 곳이 마땅치 않은 은행들이 국가가 보증하는 인프라 사업으로 시선을 돌리는 상황에서 지난해 출범한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인프라 투자 확대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에 따르면 이들의 지난해 하반기 인프라 관련 대출(신규 약정 금액 기준)은 3조5567억원으로 상반기(1조3369억원) 대비 2.7배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4월에만 2조1079억원 규모의 인프라 대출이 이뤄졌다.

이처럼 인프라 대출이 급증하는 배경에는 돈을 운용할 곳이 줄어든 은행들의 고민이 자리 잡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당장 '가계대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을 지난해 1.8%보다 낮은 1.5%로 관리하는 등 강력한 대출 규제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선 별도 관리 체계를 도입하고, 대출이 특정 시기에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월별·분기별 목표를 설정하기로 하면서 취급하는 게 더욱 까다로워졌다. 기업대출 역시 뾰족한 해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해 대출을 해줄 만한 우량 중소기업을 찾기가 어려워서다. 4대 은행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53%로 전 분기(0.45%) 대비 0.08% 포인트 상승했다. 연체 잔액은 3조152억원으로 3개월 새 4859억원 증가하며 3조원대를 돌파했다.

이에 은행이 모은 예금 대비 얼마나 대출을 내줬는지를 보여주는 예대율은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98.2%에 달했던 예대율은 4분기 97.5%를 거쳐 올 1분기엔 96.5%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권 관계자는 "주담대 등 가계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데다 기업 연체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예대율 하락 국면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인프라 대출은 이재명 정부가 독려하는 생산적 금융의 취지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인프라 대출은 회수 기간이 길지만 부도 위험이 낮고, 대규모 사업이라 한 번에 대출 규모를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국민성장펀드가 지난해 말 출범하면서 투자처 발굴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한국산업은행 등 공공기관과 민간이 공동으로 자금을 조성해 첨단전략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3조4000억원 규모의 신안우이 해상풍력, 2조5000억원 규모의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건설 등 복수의 굵직한 사업이 '1호 프로젝트'로 선정된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앞다퉈 금융주선·대출 등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이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인프라에 4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개별 그룹 차원에서의 발굴도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금융권에선 이재명 정부가 지난해 들어서면서 각종 인프라 사업 관련 인허가 물꼬가 트인 것도 대출 증가의 원인으로 꼽는다. 2024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곧바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및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국가 단위 인프라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기 때문이다.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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