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KIC)와 한국벤처투자(KVIC)가 최근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공동 지원하기로 협약한 가운데 국외 창업기업의 투자 대상 요건을 완화하고 펀드의 기대수익률 기준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7일 여당 주최 토론회에서 나왔다. 국부펀드 KIC의 '외화 안전판' 기능에 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양사가 공동 투자와 기업설명(IR) 실적을 실제 만들어내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조언도 잇따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날 주최한 'KIC-KVIC 협업 방안 모색 토론회'에서 박 의원은 "두 기관의 협약은 직설적으로 얘기하면 두 기관의 사장이 같은 재정경제부 출신이라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가능했던 협력"이라며 "사장들이 떠나더라도 체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KIC의 설립 목적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협업 경험을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국부펀드 KIC는 국가 외화 보유액과 공공 부문 여유 자금 등을 해외에서 굴린다. 박일영 KIC 사장과 이대희 KVIC 대표는 각각 행시 36기, 37회 출신으로 재경부를 거쳤다.
KIC는 작년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기획재정부가 국내기업의 해외 진출 투자를 위해 KIC에 위탁한 50억달러(약 7조6300억원)의 자금이 10년간 집행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서다. 이후 박 의원이 스타트업 등 투자 채널 다변화로 해당 자금이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KVIC와의 포괄적인 업무협약(MOU)이 최근 성사됐다. 양 기관은 지난달 △차세대 유니콘 후보 기업에 대한 공동 IR △국외 창업기업·글로벌 밴처캐피털(VC) 공동 투자 추진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회는 협약 내용의 구체화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자들은 양 기관의 지원 대상이 될 국외 창업기업의 법적 요건부터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효환 KVIC 글로벌본부장은 "국외 창업기업에 관한 법률이 등장하기 전까진 한국인과 관련한 창업은 폭넓은 기준 인정을 받을 수 있었는데 오히려 개념이 좁아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작년 2월 만들어진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개정안에선 창업자 지분 30% 보유 및 최대주주 지위 유지 등을 일괄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투자에 따른 지분 희석이 진행되면 국외 창업기업으로서 지원받을 수 없다. 현장에서는 국내 VC의 지분은 한국인 창업자의 지분으로 인정하는 등의 방안이 해법으로 거론됐다.
KIC의 기대수익률 기준을 스타트업에 맞게 새로 정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지영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KIC가 10년간 자금을 집행하지 못한 주된 이유가 기대수익률 불확실성 때문"이라면서 "벤처 투자의 기준은 기술 혁신성·시장 잠재 수요·글로벌 혁신성 등이 반영돼야 하므로 집행 기준을 다시 살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허윤혁 KIC 사모주식투자실장은 "KIC법에 따라 국내 투자를 못 하게 되어 있어 제약이 있다"며 "양 기관의 투자 경험과 네트워크를 고려해 우수한 해외 투자 기회를 확보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2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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