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7]
당내 “18일 첫 TV토론전 정리돼야… 장기화땐 정치적 효과 반감” 우려
尹, 친윤 의원들에 “김문수 도와라… 나도 도움되는 쪽 어떤 것이든 할것”
18일 TV토론 전 윤 전 대통령이 자진 탈당해 김 후보가 지지율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 탈당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정치적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경선 내내 이어진 탄핵 찬반 갈등과 강제 후보 교체 논란에 이어 대선 직전까지 윤 전 대통령 이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역풍만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 윤석열 측 “尹, 시간 가지고 숙고할 것”
16일 복수의 국민의힘 의원들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15일 저녁과 16일 오전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김문수 대선 후보를 어떻게든 도와라”며 “나도 도움 되는 쪽으로 어떤 것이든 다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친윤계에서는 “윤 전 대통령은 탈당 여부를 본인이 알아서 판단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 친윤계 의원은 “가장 적절한 시기에 판단을 내릴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은 당원과 국민을 실망시키는 결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당내의 자진 탈당 압박에 휘둘리지 않겠단 의지를 밝히고, 친윤계는 이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자신의 지지층이 김 후보 쪽으로 결집하지 못한 상황이라 바로 탈당하는 건 김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뜻을 주변에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친윤계 의원은 “혹여나 윤 전 대통령 열성 지지자 수십만 명이 선거를 포기하고 뛰쳐나가면 어떻게 할 거냐”고 했다.
당내에선 윤 전 대통령이 “김 후보가 요청하면 언제든 탈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 데 대해 “당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라 당을 위해 희생한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친윤계 의원은 “지금 탈당하면 당에서 공격받고 쫓겨났다고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용태 “尹 탈당 이제 중요한 문제 아냐”윤 전 대통령의 자진 탈당 압박에 앞장서 온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돌연 “(대통령의 자진 탈당 결정은) 대선 시국에서 중요한 문제는 이제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어제 부로 우리 당의 의지를 보여 드렸고 탄핵의 강은 넘어갔다”고 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을 언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저희에게 맡겨 달라”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필요한 것이고 존중도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오전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늘 오후 중 연락을 취해서 말씀드리겠다”며 “주말까지는 매듭 지어야 한다”고 했다가 입장을 선회한 것.
친윤계 의원들은 당 일각에서 공개적으로 윤 전 대통령 탈당을 압박하고 나선 데 대해 비판했다. 친윤계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선대위나 당 관계자들이 나서서 (윤 전 대통령 탈당 문제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했다. 당 지도부인 신동욱 수석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당적 문제가 왜 계속 이슈가 돼야 하는지는 좀 부당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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