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부회장·김범수 의장…'CEO 양성소' 산업공학과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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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끄는 인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산업공학과 출신이라는 점이다.

산업공학과는 ‘공대 안의 경영학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해냈다. 대표적 인물이 2011년부터 애플을 책임지고 있는 팀 쿡 CEO다. 애플의 공급망을 혁신하고 비즈니스 운영 능력을 내세워 산업공학적 사고와 시스템 최적화 역량을 경영 전반에 적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권봉석 LG 부회장,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등 국내에서도 걸출한 CEO들이 서울대 산업공학과에서 대학 시절을 보냈다.

산업공학과는 어떻게 공대 안의 CEO 양성소가 됐을까. 그 비결을 묻자 윤명환 서울대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 소장(산업공학과 교수)은 “공학이 무언가를 만드는 ‘제조의 현장’이라면 산업공학과는 산업을 꾸미는 ‘디자인의 장’에 더 가깝다”는 답변을 내놨다. 기술을 양산하고 생산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공학의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탄생한 기술들을 넓은 관점에서 통합하는 방식을 공부하는 곳이 산업공학과다. 각 기술을 잘 알아야 하는 데다 산업을 다루는 거시적 관점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CEO를 많이 배출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대 산업공학과의 핵심인 산업시스템혁신연구소는 2014년 ‘디지털 전환과 산업 인공지능(AI)을 양대 축으로 삼아 사회와 인간이 중심이 되는 사회기술시스템 시대를 창조한다’는 목표로 세워졌다. 공학의 각 분야를 연결하는 연구 생태계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소는 디지털 기술을 산업의 몸통으로, 산업 AI를 두뇌로 여긴다. 동시에 두 기술이 실제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도록 하기 위해 사회적 맥락과 사용자 경험, 조직 프로세스를 함께 고민한다. 디지털 전환과 산업 AI 기술이 서로 맞물려 조화롭게 작동할 때 더 나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회기술시스템 시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연구소는 공학은 물론 사회과학, 인문학,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학제의 경계를 뛰어넘어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통해 미래 복합 사회기술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연구소는 논문 289편을 내고 특허 출원 및 기술 이전 49건의 성과를 올렸다.

최지희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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