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해상풍력 특수선 운영 기업인 덴마크 에스박트(ESVAGT)가 한국을 아시아 거점으로 낙점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해상 풍력발전 시장을 공략할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 기업과 합작 법인을 설립했다.
11일 KMC해운은 에스박트와 손잡고 KESTO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KMC해운은 포스코 등 기업에 원자재를 운송하는 내륙 전문 해운 업체다. 기존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해상 부유식 풍력발전 시장에 진출했다. 육지에서 수십㎞ 떨어진 먼바다에 풍력발전을 설치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선박을 제조·공급하는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았다.
덴마크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의 25%를 차지한 풍력 강국이다. 세계 최대 해상풍력 개발사인 오스테드, 세계 1위 풍력 터빈 업체 베스타스가 덴마크 기업이다. 에스박트는 2010년 세계 최초로 SOV(서비스 운영 선박) 개념을 상용화한 선도 기업이다. SOV는 먼바다에 있는 해상풍력 발전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엔지니어를 위한 ‘바다 위의 호텔’로 불린다. 에스박트의 SOV는 높은 파고에도 안전한 승하선을 지원하는 등 해상풍력 발전소의 가동률을 높이고, 유지·보수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특화됐다고 평가받는다. 김종운 KMC해운 대표(왼쪽)는 “국내 조선사와 SOV 대량 제조를 논의 중”이라며 “아시아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대당 1000억원가량의 SOV는 한국 조선업에도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박트의 아시아 진출은 영국 등 유럽의 해상풍력 시장이 포화 상태기 때문이다. 에스박트는 대만 진출을 검토했으나 한국의 조선 역량과 산업 기반을 높이 평가해 진출지를 한국으로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SOV를 건조해 현장에 공급하려면 장기 계약이 필수”라며 “대만은 중국과의 긴장 관계 때문에 이번에 배제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에스박트는 40척 이상의 SOV를 운용 중이며 198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60만 건 넘는 해상 인력·화물 이송 작업을 수행했다.
최영총 기자 Young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