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더위' 기업 실적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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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 폭염이 기업 실적을 좌우하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폭염이 부르는 사회적 손실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는 기업이 생겨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월가 투자자들은 폭염의 승자와 패자를 가려내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다. 게르노트 바그너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를 “수조달러짜리 질문”이라고 불렀다. 폭염이 기업 실적에 미칠 영향을 얼마나 정확히 계산하는지가 투자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폭염에 따른 수혜가 확인된 곳은 전력 인프라 기업이다. 에어컨 사용이 늘어나자 각국 정부와 전력회사가 노후 전력망 교체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앤드루 존 스티븐슨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대형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기업부터 전력 인프라 설계·정비 업체까지 막대한 성장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냉각 기술도 성장 산업으로 꼽힌다. 폭염으로 치솟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온도를 기존 설비만으로 낮추기 어려워져서다. 이에 액체 냉각과 특수 냉난방 시스템 공급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냉각장비 업체 캐리어글로벌은 연간 매출 목표에 해당하는 공급계약을 올해 1분기 때 확보했다고 밝혔다.

반면 운송업체에는 폭염이 악재다. 과거 트럭 운송업체들은 운전석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에어컨을 도입하고 있다. 글로벌 물류 기업 UPS는 2023년 대규모 파업 위기가 불거진 뒤 에어컨이 설치된 배송차량만 새로 구매하기로 노사 합의에 명문화했다. 안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조치지만 차량 교체 비용과 에어컨 가동 비용 때문에 운영비 부담이 늘고 있다.

건설업계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폭염으로 건설 근로자들이 더 많은 휴식을 취하며 노동시간이 감소해서다. 지난해 미국 듀크대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온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미국 건설업계는 2001년부터 2023년까지 380억달러의 경제적 손실을 봤다.

김미리 기자 mirimi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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