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으로 몸 다루니 성숙해졌어요”...무용수들의 무용수, 관객 시선 빼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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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종은 최근 서울에서 이름을 건 단독 공연 '최호종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성황리에 마치며 국내 무용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볼레로'에 맞춘 15분 독무를 통해 인간의 취약함과 처절함을 담아낸 색다른 해석을 선보였고, 공연의 고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최호종은 순수 예술과 대중 예술 간의 접점을 넓히며, 자신만의 예술적 정체성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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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무용수 최호종 인터뷰

국립무용단 부수석 출신으로
작년 ‘스테파’ 우승후 팬덤 커져
무용수 단독 공연 매진 이례적

‘볼레로’ 독무 등 새로운 도전
“극한으로 몸 다루며 성숙해져”

지난달 24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단독 공연 ‘2025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열고 라벨 ‘볼레로’에 맞춰 독무를 선보이는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지난달 24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단독 공연 ‘2025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열고 라벨 ‘볼레로’에 맞춰 독무를 선보이는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완벽한 기술과 춤선으로 관객의 시선을 단번에 빼앗아 가는 무용수. 최호종(31)이 ‘무용수들의 무용수’로 불리는 데는 말이 더 필요 없다. 지난해 국립무용단을 퇴단하고 엠넷 남성 무용수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이하 스테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가 5월 국내 무용수로선 이례적으로 자기 이름을 건 단독 공연 ‘최호종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마쳤다. 하루에 총 2회 진행된 100분짜리 공연이 매진되며 국내 공연계에 불어온 ‘최호종 효과’도 재확인했다.

최근 서울 중구 매일경제 사옥에서 만난 그는 “올해 초까지 ‘스테파’ 갈라 전국투어 콘서트가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빨리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었다”며 “이례적인 무용수 단독 공연이라 염려도 많았지만 퀄리티도 놓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단독 공연 ‘2025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열고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방송 중 미션 안무였던 ‘악몽’을 선보이는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지난달 24일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첫 단독 공연 ‘2025 퍼스트 무브노트 NOWHERE’를 열고 엠넷 ‘스테이지 파이터’ 방송 중 미션 안무였던 ‘악몽’을 선보이는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특히 이번 무대에선 라벨 ‘볼레로’에 맞춘 15분 독무를 선보였다. 반복되는 선율과 점차 고조되는 리듬 속에 군무가 활용되곤 하는데, 최호종은 홀로 원기둥 무대에 서서 자기만의 곡 해석을 보여줬다. 그는 “워낙 기념비적이고 혁신적인 작품이라 너무 큰 도전, 스스로 판 무덤이었다”면서도 “올해 라벨의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접점을 찾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사랑과 정열’이라는 키워드를 ‘결핍’으로 풀어냈어요. 기존의 볼레로가 아름답고도 강렬한 느낌이라면, 제 볼레로엔 인간의 취약함과 처절함이 담겼죠.”

사실 남들보다 늦은 고등학교 3학년에 한국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세종대 무용과에 입학해서도 전공자들 사이에서 열등감을 느끼기 일쑤였는데, 재학 중 2014~2016년 3년 연속 동아무용콩쿠르에서 차례로 동·은·금상을 거머쥐며 급속 성장한 기량을 입증했다. 2017년 졸업 직후 국립무용단에 최연소 입단해 주역 무용수로 2024년까지 활약했다. 그는 “난 굉장히 내성적이고 자존감도 낮은 사람이었다”며 “몸을 통해서, 몸을 깨부수고 극한으로 다루면서 오히려 마음이 성숙해지는 걸 많이 느꼈다. 이제는 춤과 내가 서로의 성장을 돕는 관계까지도 맺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퇴단 후 홀로 선 그에게 대중과 무용의 접점을 넓혀가는 일은 하나의 바람이자 목표다. 동시에 순수 무용가로서 파격·실험적인 작업까지 놓지 않을 생각이다. 예컨대 7월엔 부예술감독을 맡은 무용단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Subverted Anatomical Landscape·SAL)’의 창단 5주년 공연에서 새 안무작 ‘버진 소일(Virgin Soil)’을 선보인다. 이어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CJ ENM 케이콘 무대에도 선다.

최호종은 “두 방향성에 대한 전환을 명확히 해나갈 것”이라며 “순수 예술 쪽에선 표현을 가감 없이 해나갈 것이기에 내 정체성과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순수 예술의 대중 예술화라는 숙제에 대해선 “한 걸음씩 내딛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또렷하게 깨어 있지 않으면 관객분들이 공연장에 찾아오신 용기를 우리가 온전히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무용수 최호종. 매니지먼트 낭만

끊임없이 탈피하는 존재를 꿈꾸는 그는 “나라는 예술가에겐 깨어 있지 않으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는 사명이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제가 피하고 싶은 건 분명해요. 고여 있고 싶지 않아요. 내가 오늘 믿는 것이 당장 내일은 착각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품고 살아가고 있거든요. 계속 거듭나기 위한 몸부림을 하고 있고, 맹목적인 성취보다는 내 경험과 나이에 맞는 자연스러운 표현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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