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금융감독원이 4일 은행권 내부통제 담당자들과 워크숍을 열고 AI기술이 금융권에서도 적극 활용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명확히 인지하고 적정한 내부통제 절차와 거버넌스를 갖춰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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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2025년 상반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을 열었다. 금감원은 금융사고 대응 및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매 반기별로 은행권과 함께 개최하고 있으며, 이번 워크숍에는 은행지주 8개사와 은행 20개사의 내부통제 담당자 등 160여명이 참석했다. 워크숍은 최근 내부통제 관련 주요 이슈 및 AI를 활용한 내부통제 등을 테마로 외부전문가 특강, 금감원 및 은행별 사례 발표로 진행됐다.
먼저 은행 담당 박충현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을 통해 AI 활용시 정보유출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다며 내부통제를 강화할 것을 당부했다.
또 지난 4월 발표한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이 금융사고 조기 적발 및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영업점 직원을 포함한 임직원을 대상으로 제보시 인센티브와 미제보시 불이익에 대해 명확히 교육하고, 제보 절차를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하며 제보자를 철저히 보호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책무구조도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실질적 제도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현장의 내부통제 운영·집행과 연계된 명확한 책임구조를 설정하고, 책무구조도에 따른 관리의무·조치 이행 현황을 철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율촌의 김시목 변호사는 2025년 1월 시행 예정인 ‘AI 기본법’의 주요 내용과 은행업무에 AI를 활용함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금융회사가 AI를 이용해 개인(신용)정보를 처리하고 자동화된 결정을 하는 경우, AI기본법 외에 신용정보법 및 개인정보보호법상 준수사항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 기존 금융 관련 법과의 관계에서 유의사항을 자세히 짚었다.
PwC의 장온균 지배구조센터장은 올해부터 시행되는 자금부정통제 공시 의무화와 관련해 자금부정사고의 상당수가 취약한 내부통제 및 경영진의 관심 부족에서 기인한다며 경영진과 독립적인 입장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를 평가하고 미비점을 시정하도록 하는 감사(위원회)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감원은 책무구조도 시행 이후 시중은행의 책무구조도 운영 실태를 현장점검하고 개선 필요사항을 공유했다. 내규·전산 등 인프라 측면의 공통 개선사항과 임원의 6대 관리의무별 우수·미흡 사례를 공유하고 책무구조도 안착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또 금감원은 이사회 의사록 등 방대한 텍스트 자료를 효율적으로 점검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활용한 검사기법’을 소개했다. 각종 의사록·회의록 발언 내용에 대해 긍정·부정 성향을 점수화하고 현안 및 이슈 관련 키워드를 추출하는 등 검사과정에서 보조수단으로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적용대상과 기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금감원은 은행계좌의 불법목적 악용 및 금융소비자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은행상품·서비스 운영시 유의점 및 내부통제 우수사례도 소개했다. 자유적금계좌, 모임통장, 청소년이용계좌 등에 대한 이상거래탐지(FDS)를 고도화해 불법행위 집금·송금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고 금융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은행상품·서비스 안내를 강화하도록 당부했다.
하나·부산은행과 케이뱅크 등 3개 은행은 AI를 활용한 내부통제 사례를 공유했다.
하나은행은 수출입 관련 서류의 복잡성 등으로 실무 담당자의 수작업에 의존하던 수출입여신 심사업무에 AI를 도입함으로써 서류하자 및 입금 지연 등 결제리스크를 개선했다. 부산은행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보안성과 투명성을 강화한 디지털 시민증 및 대학 장학금 디지털 바우처를 도입·운영했다. 케이뱅크는 생성형 AI 기술을 광고심의, 의심거래보고 거래전 추출, 고객 증빙서류 검증 및 신분증 위변조 탐지 등에 활용했다.
이번 워크숍은 AI 기술이 금융권에서 확산되고 금융회사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금감원과 은행권이 AI 기술 활용 및 내부통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금감원은 “앞으로도 내부통제워크숍, 간담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은행권과 지속적으로 소통을 강화하면서 은행이 내부통제 기능의 실효성을 제고하고 자체적인 사고위험 관리 역량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