긋고 또 긋고…거장은 끝내 '치유의 색'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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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전시·공연 긋고 또 긋고…거장은 끝내 '치유의 색'에 닿았다 작고 3주기 박서보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흰캔버스 긋던 초기 묘법부터한지·색채·신문지 묘법까지반복·비움으로 완성한 단색화50년 화업 담은 40점 한자리에국제갤러리서 내달 18일까지 "변화하지 않으면 추락한다. 그러나 변하면 또한 추락한다." 알듯 모를 듯한 이 모순적인 문장은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1931~2023·사진)이 평생 가슴에 품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화두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안주하면 매너리즘에 빠져 도태되고, 반대로 온전히 내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 어설픈 변화는 도리어 자신을 해치게 된다는 거장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다. 머무를 것인가, 바꿀 것인가.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묘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가 국제갤러리에서 열린다. 박서보 대규모 회고전 '변하는 변하지 않는'이다. 작고 3주기를 맞아 국제갤러리 K1과 K3, 한옥 공간에 걸쳐 40점을 펼쳐 보인다. 이번 회고전은 1967년작인 '연필묘법'부터 한지를 이용해 제작한 '지그재그묘법', 2000년대 이후 '색채묘법', 2019년 '연필색채묘법'과 마지막 연작인 '신문지묘법'까지 50년에 걸친 변화의 궤적을 따라간다. K1에 걸린 박서보의 초기 묘법(1967~1986)에는 한지 없이 캔버스 위에 흰 안료를 바르고 연필을 긋는 행위를 반복했다. 안료가 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선을 반복적으로 그으면 선이 꺾이는 위치에 밀려 나간 안료가 축적되고, 화면 위에는 작가의 신체적 호흡과 리듬감이 구조화된다. 이 시기 연필 묘법은 그의 작품 중 가장 비싸게 거래된다. 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의 1984년작 '한지 묘법'. 캔버스에 한지를 여러 겹 겹쳐 올린 뒤 뭉툭한 연필로 계속 밀어내고 긁어내는 기법을 사용했다. 국제갤러리 박서보는 1982년 처음 한지를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지를 두 달 동안 물에 적셔서 담가놓고 그 적신 한지를 캔버스에 여러 장 바른 뒤 뭉툭한 연필로 계속 그어대면 골이 생기는데 이를 반복한다. 1980년대 중반 이후 화면은 연필의 흔적이 사라진 자리에 짧게 분절된 빗살무늬가 전면을 채우는 올오버 형식으로 전개됐으며 그 이후 지그재그묘법, 흑백묘법으로 이어진다. K3 전시장에는 큼지막하고 화려한 색채묘법(2001~2018) 작품들이 설치돼 있다. 작가 스스로 '치유의 색'이라 일컬은 자연의 색이다. 작가는 생전 "그림 속에 잔뜩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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