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금융 운영체제 바뀐다…한국 또 늦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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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의 운영체제가 바뀌고 있다. 블록체인과 토큰화는 이제 가상자산이나 조각투자의 영역을 넘어 주식·채권·펀드·결제·담보 등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박도현 가천대 금융수학과 교수·파이랩테크놀로지 대표가 세 차례에 걸쳐 이 변화가 한국 금융에 갖는 의미와 대응 방향을 짚어본다. 1부에서는 ‘왜 지금 온체인 금융인가’, 2부에서는 ‘정부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가’, 3부에서는 ‘금융회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를 살펴본다. [박도현 가천대 금융수학과 교수·파이랩테크놀로지 대표] 10년 전만 해도 한국은 세계 블록체인 시장의 중심지 중 하나였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자산을 거래했고,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개발자, 투자자들이 한국을 찾았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와 시장의 열기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돌이켜보면 한국은 블록체인 시대를 누구보다 먼저 경험한 나라였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앞선 출발을 금융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지난 10년 동안 블록체인을 주로 가상자산 가격과 투기, 거래소 규제의 문제로 바라보는 사이 기술은 빠르게 진화했다. 블록체인은 이제 코인을 사고파는 기술을 넘어 주식과 채권, 펀드와 현금, 담보와 결제가 움직이는 금융 인프라를 다시 설계하는 기술이 되고 있다. 우리가 규제와 투자자 보호라는 당연히 필요한 문제에 집중하는 동안, 세상의 질문은 이미 “가상 자산을 허용할 것인가”에서 “미래 금융시장을 어떤 기술 위에 만들 것인가”로 옮겨가고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변화가 더욱 아쉽다. 한국은 결코 기술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다. 반도체와 조선, 자동차, 배터리, 방산에서는 세계시장을 선도한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발표한 2025년 글로벌혁신지수에서도 한국은 139개국 가운데 세계 4위이고 인적자본과 연구 부문은 세계 1위다. 그런데 같은 나라의 2026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금융 부문은 29위다. 문제는 한국이 혁신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가진 기술적 역량을 금융의 혁신으로 연결하는 데 지나치게 조심스러웠다는 데 있다. 더 상징적인 장면도 있다. 한국은 세계 10위권 경제이자 거대한 자본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한국 금융시장은 외국인 투자자가 원화를 환전하고 자금을 옮겨 주식을 사고 결제하는 과정이 여전히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첨단 제품은 세계에 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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