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장관 "국제 경쟁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하향 안정화해야"

6 days ago 4

김성환 장관 "국제 경쟁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 하향 안정화해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국가 간 산업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싼 전기요금이 발목을 잡아선 안 된다는 게 김 장관의 생각이다. 기후부는 이른 시일 내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해 지방에 생산 설비 등 공장을 둔 기업들엔 전기요금을 깎아주는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보조금 고갈 우려 없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도록 보조금 제도 개편을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머지않아 지역별 요금제 도입

김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 국제 경쟁을 해야 하는 데 국내 전기요금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비싼 상태"라며 "이 부분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중국과 미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구체적인 근거로 들었다. 김 장관은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kWh당 181원인데 중국은 120원대이고, 미국 역시 주별로 다르지만 평균을 내면 12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중국과 주로 경쟁하는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을 하향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해 산업용 전기요금을 인하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지역별 요금제는 발전 시설이 모여있는 지방에선 서울 등 수도권보다 전기요금을 더 싸게 책정하는 제도다. 지방으로 생산 설비 등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들에 산업용 전기를 싸게 공급하면 수도권 밀집을 해소하고, 지방 분산을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다. 김 장관은 "이미 제도는 내부적으로 설계를 끝냈고, 부처 협의와 국민공청회가 남은 단계"라며 "지역별 요금제를 도입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지역별 요금을 책정할 땐 발전소 입지와 송전 비용, 국가 균형 발전 등의 요소를 종합 고려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위기에도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직 글로벌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인상이 전력도매가격(SMP)을 한계점 이상으로 밀어 올린 상황은 아니라는 게 김 장관의 판단이다. 김 장관은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않은 탓에 적자가 나는 시점은 연평균 SMP가 146원을 넘어설 때"라며 "현재는 120원, 연초에는 100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부담이 크진 않다"고 설명했다.

"한전 적자 내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

김 장관은 발전용 LNG 가격 상한제 도입 추진을 사실상 인정했다. 김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때 SMP가 190원 이상으로 오르면서 일부 재생에너지 발전사와 민간 가스 발전사는 폭리를 취하고, 한전에는 적자가 쌓였다"며 "적정한 이익은 갖더라도,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제도를 설계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 가격 상한제는 한국가스공사가 발전사에 공급하는 LNG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제도다. LNG 가격에 상한이 설정되면 SMP 인상이 제한돼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물론 한전이 적자를 보게 될 가능성도 낮아진다. 김 장관은 "러·우전쟁 때 과오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전이 적자를 내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장관은 올해 국내 전기차 판매량이 최대 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국내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 등록 비중은 22%에 이르는 등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김 장관은 전기차 보조금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조금 제도 개편 가능성도 시사했다. 김 장관은 "현재 추세라면 8~9월이면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제도는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예산이 얼마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살 수 있게 해주는 게 맞다"며 "관계 부처와 협의해 국민이 원하는 만큼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태양광 등 발전량 조절이 어려운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커진 데 따른 후속 조치를 12차 전략수급기본계획을 설정할 때 핵심 안건 중 하나로 다룰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늘어나면서 원전 발전량을 줄여햐 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할 것"이라며 "신규 원전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출력 조절을 염두에 뒀고, 기존에 운영하던 원전도 출력 조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