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수사]
지난해 10월 세차례 무인기 침투
합참 “전쟁 가능성” 강력 반발하자
남포-원산 등으로 규모 축소시켜
23일 복수의 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6일 취임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에게 북한 오물풍선 대응을 위해 무인기를 평양에 투입하는 작전을 지시했다.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부터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이 이어지고 있는데도 군사적 대응이 없었던 점을 문제 삼으며 무인기 투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본부장은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김 전 장관의 지시 내용을 보고했고, 김 의장은 “무인기가 발각되면 심각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우려를 표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김 의장과 이 본부장이 모두 우려를 표명했지만 김 전 장관은 뜻을 꺾지 않았고, 이에 지난해 10월 3일 최초로 김 의장→이 본부장→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드론사 예하 대대로 이어지는 지휘 계통을 통해 작전 실행 지시가 내려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합참은 김 전 장관 지시를 받아 지난해 10월 3일과 9, 10일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11일 북한이 무인기 침투 사실을 공개하며 “계속 도발하면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자 김 의장 등 합참 수뇌부는 평양의 방공망이 강화된 것 등을 근거로 전쟁 발발 가능성을 언급하며 무인기 투입 지시에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군 관계자는 “김 의장 등이 ‘평양에는 더 무인기를 투입할 수 없다. 타격될 수 있다. 너무 위험하다’고 했고, 이에 11월부터는 서해안 남포와 동해안 원산 등에 무인기가 투입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지난해 6월부터 김 전 장관이 취임했던 지난해 9월 초까지는 드론사와 합참이 (무인기 투입과 관련해) 연락한 적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대 사령관이 합참을 ‘패싱’하고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장이던 시절부터 직접 소통하며 무인기 침투 작전을 ‘비선 설계’했다는 진술이 확보된 것. 특검은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부터는 김 전 장관 주도로 작전을 모두 설계한 다음 합참 지휘 계통을 형식적으로 빌리는 형태로 작전을 강행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다만 김 사령관 측은 “김 사령관은 지난해 6월부터 합참에 수시로 정찰용 무인기를 대북전단 살포용으로 개조하는 ‘전투 실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고하는 등 정상 지휘계통을 통해 소통했다”고 반박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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