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美 언급 없이 러와 밀착 강조
경축공연 ‘러시아 국가’로 마무리
김 위원장은 14일 평양 개선광장에서 열린 경축대회 연설에서 “숭고한 이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역사와 전통을 주추로 하고 있는 조로(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오늘 조로(북-러) 친선 관계는 역사에 전무한 동맹 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며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력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을 맞아 공개 연설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광복 80주년으로 정주년(5년 단위로 기념하는 해)인 데다 러시아 경축대표단이 참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경축 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셰프 러시아 문화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고 경축 공연 마지막에는 러시아 국가가 나오기도 했다.
러시아와의 단결을 강조한 것과는 달리 이날 연설에서 미국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이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면서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피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해 ‘개꿈’이라며 막말 비난에 나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담화와 달리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거론도 하지 않았다.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김 위원장이 대미, 대남 언급을 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의 경축사, 미-러 정상회담, 한미 군사훈련, 한일·한미 정상회담 등 주변국 동향 파악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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