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 5인 진단
국가재정법 ‘채무상환’ 우선
“미래 빚 갚아야” 신중론에
“양극화 해소 재원으로” 팽팽
李 “기업이윤 배당아냐” 반박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대규모 초과세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적절한 사용 방법을 놓고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지난 11일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제안한 것이 본격적인 계기다. 이를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는 신중론과 양극화 해소의 재원으로 써야 한다는 재분배론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매일경제와 통화에서 “초과세수가 발생하면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적으로 쓰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면서 “빚을 내서 재정을 운용한 것은 미래 세대의 세금을 앞당겨 쓴 것인 만큼 초과세수가 들어왔을 때 이를 갚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유가에 물가 불안 염려가 있는 가운데 추경에 이어 초과세수까지 재정 지출로 투입하면 인플레이션 염려가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분배론을 주장했다. 그는 “산업·기업·계층 간 소득 격차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국가채무 상환뿐 아니라 재분배 재원으로 활용할 필요도 있다”면서 “반도체 기업이 대규모 이익을 내는 배경에는 정부의 세액공제와 국민 세금으로 뒷받침된 점도 있었던 만큼, 법인으로 걷힌 재원의 상당 부분을 사회 전체에 재분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논의가 불붙은 이유는 국가재정법 90조 때문이다.
우리 법은 세계잉여금 처리 원칙에 따라 정부는 초과 조세수입 발생 시 이미 발행한 국채 상환에 우선 사용할 수 있으며, 결산 후 남은 금액은 지방교부세 정산,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국채 및 국가배상금 등 채무 상환 순으로 배정해야 한다. 법정 의무 지출을 모두 이행하고 남은 금액이 있을 때만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가능하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국세수입은 연간 340조~370조원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증가로 최소 415조원(추경 기준)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내년 국세수입은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만큼 ‘확장’이냐 ‘긴축’이냐를 고민할 시점인 셈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산시장에서도 일부 종목과 일부 계층에만 이익이 집중되면서 국민 간 격차가 커지고 있다”면서 “격차 확대는 상대적 박탈감과 근로 의욕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가 초과세수 활용 방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다만 초과세수를 전 국민에게 일률적으로 나눠주는 방식보다 초과세수나 산업 호황의 성과를 취약계층 지원과 연동하는 제도적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한국재정학회장)는 국가채무를 줄이는 데 사용하는 것은 긴축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긴축은 지출을 크게 줄이거나 돈줄을 죄는 것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과도한 지출 확대 폭을 조절하는 수준”이라면서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안팎이라면 이를 2%대 중반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통과된 최종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8조원으로 GDP 대비 3.9%였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초과세수가 들어왔다고 곧바로 돈을 뿌리는 것은 재정이 적자인 상황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다만 국가채무를 일부 상환한 뒤 펀드 조성이나 세금 환급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김 실장의 ‘국민배당금’ 발언이 기업 초과이윤을 직접 배당하자는 취지로 해석되는 데 대해 “음해성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엑스(X)에 “김 실장이 한 말은 인공지능(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에게 배당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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