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미래 윤서진 “더 성장한다면 못 이길 강호 없다”

5 hours ago 4

KB손보 아웃사이드 히터…“영플레이어상 도전”

세계선수권을 마친 소감과 새 시즌 각오를 전한 윤서진ⓒ News1

세계선수권을 마친 소감과 새 시즌 각오를 전한 윤서진ⓒ News1
한국 남자배구의 미래 윤서진(20·KB손해보험)이 “세계 강호들과 만나도 못 이길 팀은 없다”며 자신의 연령별 대표팀 마지막 무대였던 2025 국제배구연맹(FIVB) U21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소회를 밝혔다.

2023 세계 유스 남자 U19 배구선수권에서 30년 만의 동메달을 안긴 윤서진은 최근 중국 장먼에서 열렸던 2025 FIVB U21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대표팀의 주장으로 참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2위로 마무리, 높았던 기대보다는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동시에 가능성과 희망도 확인했다.

2005년생으로, 연령별 대표팀에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대회를 치른 주장 윤서진은 아쉬움을 곱씹으면서도 “앞으로 우리가 더 성장한다면 못 이길 팀은 없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KB손해보험의 윤서진(KOVO제공)

KB손해보험의 윤서진(KOVO제공)

◇ ‘한국 배구의 미래’가 마지막 연령별 대회에서 느낀 것

한국은 U21 세계선수권에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첫판서 캐나다를 상대로 3-2 역전승을 거두는 등 저력을 보였지만, 토너먼트 첫 경기였던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패해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났다. 마지막엔 한일전으로 열린 11~12위 결정전마저 패배, 12위라는 최종 성적표를 받았다.

윤서진은 무릎 부상으로 100%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개인적인 아쉬움과 팀을 더 높은 곳까지 올리지 못했다는 자책을 느꼈다.

동시에 자신감도 얻었다. 윤서진은 “솔직히 처음에 웨이트장에서 상대 선수들과 마주했을 때는 (신장 차를 보며)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했다. 이미 국가대표팀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높이를 이길 만한 우리만의 장점을 가져보자며 으쌰으쌰 뭉쳤고, 결국 충분히 해 볼만하다는 걸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회를 치르면서 ‘한 번 이겨보자’는 다짐도 하고, 노심초사하기도 하고, 기분도 상하고, 다시 자신감도 얻으면서 다양한 감정이 있었지만 다 마치고 돌이켜보니 ‘못 이길 팀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대가 우리보다 무조건 잘 하는 건 아니더라. 오히려 우리 실수 때문에 진 경기가 많다. 젊은 선수들이 앞으로 잘 성장해서 다시 붙어보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실제로 윤서진은 부상 여파가 있었음에도 결정적일 때마다 과감한 움직임으로 점수를 냈고, 한국 역시 세계적 강호들 틈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보니 상대가 높은 신장을 갖추면서도 빠른 배구를 하더라.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우리가 색다른 무기를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걸 느꼈다”며 직접 부딪히며 느낀 감정도 공유했다.

아울러 그는 연령별 대표팀으로 치르는 마지막 대회에서 얻은 특별한 추억도 공개했다.

윤서진은 “각국 선수단이 다 같은 숙소를 썼는데, 대회를 다 마친 뒤 프랑스 선수들이 방으로 찾아와 물총을 뿌리고 물도 끼얹으면서 장난을 쳤다. 그래서 우리도 다른 방으로 가서 물도 뿌리고, 일본 선수들과 라면도 나눠 먹고, 각국 선수들과 유니폼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코트 안에서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끝난 뒤엔 또래 친구로 돌아가 장난을 치며 우정을 나눈 청춘들이다. 윤서진은 “성적을 못 냈다는 아쉬움에 더해, 마지막 대회라는 뭉클함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세계U21 배구선수권에 출전했던 윤서진(FIVB 제공)

세계U21 배구선수권에 출전했던 윤서진(FIVB 제공)

◇ 다음 스텝은 영플레이상, 그리고 국가대표

연령별 대표팀 커리어를 모두 마무리한 윤서진이 준비하는 다음 스텝은 V리그 영플레이상과 국가대표다.

V리그 영플레이어상은 프로 3년 차 이내 선수끼리 경쟁하는 일종의 신인상이다. 올해 3년 차를 맞는 윤서진에게는 마지막 수상 기회다.

그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좋은 경기를 펼쳐 올해는 영플레이상을 꼭 받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다만 윤서진은 이를 위해 우선 쟁쟁한 형들과 내부 주전 경쟁부터 치러야 한다. KB손해보험에는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국가대표 나경복과 임성진이 버티고 있다. 이들은 현재 한국국가대표로 필리핀에서 열리는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선수권에 차출돼 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동시에 기회기도 하다. 멤버가 강력해진 KB손해보험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만큼, 윤서진이 틈새에서 충분한 존재감을 보이면 임팩트는 더 커질 수 있다.

윤서진은 “두 형이 워낙 잘 하는 선수들이지만, 나도 긴 시즌 동안 많이 배우고 경쟁하면서 밀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젊음으로 승부하겠다”며 스무살 다운 패기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그는 성인 국가대표 발탁을 향한 열망도 드러냈다.

윤선진은 “팀 내 국가대표 형들이 비시즌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외국에서 경기하고 돌아오면, 한층 더 실력이 늘어나고 경험치가 쌓이는 걸 옆에서 봐 왔다”면서 “그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핸드폰 영상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고 붙어보는 건 큰 차이다. 나도 국가대표가 돼서 직접 부딪히며 더 성장하고 싶다. 2년 안에 ‘무조건’ 국가대표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당찬 포부를 갖고 있는 윤서진은 우선 이번 KOVO컵에서는 잠시 숨을 고를 예정이다.

U21 세계선수권부터 윤서진을 괴롭혔던 무릎이 아직 완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윤서진은 “열흘에서 2주 정도는 치료가 더 필요하다. KOVO컵도 뛰고 싶지만, V리그 개막에 맞춰서 좋은 모습을 보여 목표를 다 이룰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고 잘 준비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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