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각은 정거장 같은 것…잠시 머무르며 공명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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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내 조각은 정거장 같은 것…잠시 머무르며 공명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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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조각가 안토니 곰리는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에 상설 전시관 'GROUND'를 개관하며 관객과 작품의 경계를 허물고 공명의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관은 개방형 돔 구조로, 곰리의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 7점이 전시되어 있으며, 자연 요소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뮤지엄 산은 20일부터 11월 30일까지 곰리의 최대 규모 개인전 'DRAWING ON SPACE'를 개최하며, 피지컬과 상상적 공간의 조화를 이루는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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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조각 거장 안토니 곰리
원주 뮤지엄 산에 상설전시관
日 건축가 안도 다다오 설계
11월까지 국내 최대 개인전도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SAN)에 새롭게 개관하는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에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가 전시돼 있다. 뮤지엄 산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SAN)에 새롭게 개관하는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에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가 전시돼 있다. 뮤지엄 산

“제가 원했던 것은 사람들이 잠시 멈춰 서서 시간과 공간에 머무르며 자신의 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7곳의 고요한 정거장 같은 장소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각들은 앞으로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관람하고, 느끼고, 생각하고, 참여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돼갈 것입니다.”

인간의 신체와 공간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온 영국의 세계적인 조각가 안토니 곰리는 강원도 원주의 뮤지엄 산(SAN)에 새롭게 개관하는 자신의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가 관객과 작품의 경계를 허물고 공명의 경험을 선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곰리와의 협업을 통해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이 공간은 미술관 밖의 산과 하늘의 풍경을 끌어들이는 개방형 돔 구조의 전시장으로, 몸을 주제로 한 곰리의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 7점이 전시됐다.

이번에 선보이는 ‘Block Works’ 조각들은 허리를 구부려 땅을 바라보거나 천장을 보고 누워있기도 하고, 멀리 산을 바라보듯 서 있는 형상으로 공간을 채웠다. 전시 프리뷰가 열린 19일 전시장에서 만난 곰리는 “인간이 이 세계 안에서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작품을 만들었다”며 “서로 다른 자세의 조각들은 관객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땅에 엎드려 있는 모습은 아기가 엄마의 가슴에 엎드린 채 안겨 있는 것처럼 우리가 지구에 굉장히 의존하고 있다는 느낌을 환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뮤지엄 산의 안토니 곰리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 외부 공간에 설치된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 산을 바라보듯 서 있는 모습이다. 원주 송경은 기자

뮤지엄 산의 안토니 곰리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 외부 공간에 설치된 인체 조각 연작 ‘Block Works’. 산을 바라보듯 서 있는 모습이다. 원주 송경은 기자

땅을 의미하는 ‘그라운드’라는 전시관의 이름과 그 구조에도 우리가 지구의 일부임을 강조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직경 25m, 천고 7.2m, 직경 2.4m의 원형 천창을 갖춘 거대한 돔 형태로 조성된 그라운드관은 완전한 지상이 아닌 뮤지엄 산의 플라워 가든 아래에 조성됐다. 관객은 지상의 입구로 입장해 계단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게 된다. 동굴 같은 공간이지만 하늘을 향해 원형으로 뚫린 천장과 산을 향해 열린 아치형 출입구가 있어 외부의 햇빛과 바람 등이 자연스럽게 내부로 들어온다. 돔 크기는 이탈리아 로마 판테온의 약 4분의 3 규모로, 건축과 자연, 예술의 조화를 보여 준다.

곰리는 “이 공간은 계속해서 여러 가지 자연 요소에 노출되면서 변화해나갈 것이다. 어제 벌레들도 들어와 작품과 접촉하기도 했고, 앞으로 겨울이 되면 눈도 내릴 것”이라며 “이런 변화를 조망하는 것도 굉장히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조각 작품의 재료로 붉게 녹슨 철을 선택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철이 산소와 만나 생기는 녹은 철의 물성을 드러내는 요소로, 내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조각들이 (철을 가공해 만들었다는 점에서) 지구에서 비롯된 것임을 암시하는 동시에 시간의 변화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토니 곰리가 뮤지엄 산의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주 송경은 기자

안토니 곰리가 뮤지엄 산의 상설 전시관 ‘GROUND(그라운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주 송경은 기자

이날 그라운드관을 공개하면서 영상 편지를 통해 소감을 전한 안도 다다오는 “곰리의 작품을 계속 바라보다 보면, 인간은 어떻게 살아가고 어떻게 죽는가, 생명의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며 “그러면서도 지구가 있고 지구 너머로 펼쳐진 푸른 자연이 있다는 사실을 마주하게 되며, 그 자연과 대조를 이루는 곰리의 작품은 우리 마음 깊숙이 잊히지 않을 인상을 남긴다. 이 작품이 앞으로 100년, 200년 후에도 뮤지엄 산과 그 주변에 계속 남아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밝혔다.

한편 뮤지엄 산은 이달 20일부터 오는 11월 30일까지 곰리의 국내 최대 규모 개인전 ‘DRAWING ON SPACE’도 개최한다. 뮤지엄 산 청조갤러리 전관에서 조각 7점과 드로잉·판화 40점, 설치 1점 등 총 48점을 선보인다. 청조갤러리 3관에 전시된 ‘Orbit Field Ⅱ’는 곰리 조각의 핵심 개념을 집약한 공간 설치 작품으로, 나선형으로 얽히고 섥힌 수십 개의 스틸 원형 구조물 사이를 관객이 지나가면서 상호작용하도록 구성됐다. 곰리는 “이 전시의 핵심은 물리적 공간과 상상적 공간을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전시 개막일인 20일에는 곰리가 직접 특별 강연에도 나선다.

안토니 곰리의 공간 설치작 ‘Orbit Field Ⅱ’. 나선형으로 얽히고 섥힌 수십 개의 스틸 원형 구조물 사이를 관객이 지나가면서 상호작용하도록 구성됐는데, 휠체어나 유모차도 지나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놨다. 뮤지엄 산

안토니 곰리의 공간 설치작 ‘Orbit Field Ⅱ’. 나선형으로 얽히고 섥힌 수십 개의 스틸 원형 구조물 사이를 관객이 지나가면서 상호작용하도록 구성됐는데, 휠체어나 유모차도 지나갈 수 있는 경로를 만들어놨다. 뮤지엄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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