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인 UFC가 내년에 백악관에서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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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 백악관에서 UFC 대회가 열린다. 이미지=퍼플렉시티 AI |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 브리지스톤 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루이스 vs 테세이라’ 대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내년에 백악관에서 UFC 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3일 “내년 미국 건국 250주년을 맞아 백악관에서 UFC 대회를 개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화이트 회장은 “우린 이미 대회 준비를 시작했다”며 “UFC 팀이 백악관에 가서 탐방했고, 무대를 어떻게 꾸밀지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나는 원래 야외 대회 개최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번 경우만큼은 예외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화이트 회장은 “누가 대회에 출전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모두가 백악관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UFC 대회가 백악관에서 열린다는 보도가 나오자 최근 은퇴를 선언하고 타이틀 벨트를 반납했던 전 UFC 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미국)도 백악관 대회에 출전의사를 밝히며 은퇴를 번복했다
2021년 6월 더스틴 포이리에(미국)전을 끝으로 4년 넘게 경기를 치르지 않고 있는 코너 맥그리거도 ‘백악관 UFC’에서 복귀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UFC 대회를 개최할 것이라는 발표에 매우 신이 난다”며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나도 함께할 수 있다면 정말 영광일 것이다.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화이트 회장은 “대회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기에 아직 누가 출전할지는 모른다”며 “1년 사이에 전체 지형이 완전히 변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UF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UFC가 초창기에 지나친 폭력성으로 인해 대회 개최에 어려움을 겪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2001년 애틀랜틱시티에 자리한 옛 트럼프 타지마할 호텔에서 UFC 대회를 열도록 허락했다.
UFC는 트럼프가 제공한 장소에서 대회를 열면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트럼프와 UFC는 정치적 동지 관계가 됐다. 이후 UFC가 카지노 재벌에게 인수되고 본거지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긴 뒤에도 트럼프와 깊은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심지어 데이나 화이트 대표를 비롯한 UFC 파이터들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도 UFC 경기장을 자주 찾는다. 다른 스포츠 이벤트 현장에서 야유를 받는 것과 달리 UFC에선 늘 큰 환호를 받는다.
트럼프와 UFC 팬들은 성향상으로도 잘 맞는다. UFC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널리 인기를 얻는 스포츠가 됐지만 미국 내에서 기본적으로 블루컬러 백인들의 스포츠다. 야구나 미식축구처럼 복잡한 규칙을 몰라도 화끈하고 직관적이다. 그냥 힘이 강한 자가 이기는 경쟁이다. 이는 마초적이고 우월한 힘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성향과도 일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