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상 불법 채권추심
3년새 36건 → 52건 확 늘어
소액대출·고수익알바 미끼로
청소년에 접근해 고금리 대출
가족에게 폭로하겠다며 협박
금감원 "통계에 잡히지 않는
청소년 피해자 훨씬 많을 것"
# '영상만 보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광고에 속아 온라인 '고수익 미션'에 참여한 A군(17)은 주문 실수를 이유로 150만원의 복구비를 요구받았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이용했지만 50만원을 2주 만에 100만원으로 갚아야 하는 조건이었고, 상환이 늦어지자 지속적인 독촉과 협박에 시달렸다.
# B군(19)은 미성년자 시절 친형 명의로 불법대출을 받은 뒤 성인이 돼서도 불법사금융을 반복적으로 이용했다. 채무가 불어날수록 지속적인 상환 압박과 추심에 시달렸고, 빚이 2800만원까지 늘어나 결국 만 19세에 파산 절차를 문의했다.
청소년을 노린 불법사금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오픈채팅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범죄 수법도 고금리 대출을 넘어 협박과 불법추심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조직은 소액 대출이나 고수익 미션을 미끼로 청소년에게 접근한 뒤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채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거나 추가 대출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키우고 있다.
8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청소년 대상 불법사금융 범죄 가운데 채권추심법 위반은 2022년 36건에서 이듬해 26건으로 줄었지만, 2024년 46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엔 52건으로 3년 만에 약 1.5배 증가했다. 올해도 5월까지 25건이 발생했다.
반면 대부업법 위반은 2022년 18건에서 2024년 42건으로 2.3배 증가했다가 지난해 20건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올해도 5월까지 19건에 그쳤다. 단순히 높은 이자를 받는 방식보다 협박과 불법추심으로 피해자를 장기간 통제하는 범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상담 통계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채권추심 상담은 2022년 1109건에서 지난해 4280건으로 약 4배 증가한 반면 고금리 피해 상담은 같은 기간 3216건에서 1904건으로 감소했다. 불법사금융의 중심이 '고금리'에서 '협박과 추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청소년이 입은 피해가 통계보다 훨씬 클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대한법률구조공단으로 연계되는 피해자 가운데 10대 비중은 1% 수준에 불과한 반면 20·30대 비중은 60%에 달한다"며 "청소년 피해는 신고 단계에서부터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이 온라인 도박이나 불법사금융에 함께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 처벌이나 진학에 대한 우려로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분석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불법추심은 피해자가 신고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범죄 수법"이라며 "청소년은 온라인 도박과 함께 연루되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처벌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도 온라인 도박과 불법사금융이 함께 나타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한 상담교사는 "청소년 대상 불법사금융은 학교 밖뿐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도 발생한다"며 "피해 금액이 크지 않으면 학부모끼리 합의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 실제 피해 사례는 통계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담교사는 중학생이 온라인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후배들에게 돈을 반복적으로 빌려 수백만 원을 마련한 사례를 소개하면서 "도박 문제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면 학교 상담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며 "당시에도 담임교사에게 전문 중독치료기관 연계를 권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청소년을 노린 불법사금융은 단순한 금융 범죄를 넘어 온라인 도박과 개인정보 유출, 협박 범죄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사회문제"라며 "SNS와 오픈채팅을 통한 불법사금융 유입 경로를 차단하고 청소년 대상 예방교육과 단속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선우 기자 / 김예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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