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음악이 날 살렸다'고"…'노래하는 도영'의 진심 [인터뷰+]

10 hours ago 3

그룹 NCT 도영 인터뷰
10곡 채운 솔로 2집 '소어' 발매
YB 윤도현·자우림 김윤아·넬 김종완 참여
타이틀곡 '안녕, 우주', 시원한 록 장르
"밴드 음악에 대한 '팬심' 있어"
"노래하는 일은 내 인생의 가장 큰 목표"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이 또 하나의 '명반'을 탄생시켰다. 진심과 정성이 느껴지는 솔로 2집 '소어(Soar)'를 통해 보컬리스트로서 한 발 더 도약했다. 앞서 1집으로 청춘을 노래했던 그는 이번에는 '꿈꾸게 하는 힘'이라는 키워드로 용기와 비상의 메시지를 전했다.

도영은 지난 9일 2집 앨범 '소어'를 발매했다. 타이틀곡 '안녕, 우주(Memory)'를 포함해 총 10개의 신곡을 담아낸 앨범이다.

앨범 발매 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도영은 "이전 앨범으로 청춘의 다양한 감정을 얘기하려고 했다. 2집에서는 초월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춘에 느꼈던 감정들을 넘어서 얘기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지 고민하다가 가장 먼저 날개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소어'라는 단어로 날아오르다, 비상하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음악들이 무엇일까 생각하며 앨범을 작업했다"고 말했다.

이어 "누워있다가도 일어나게 하고 싶은 음악이 있고, 포기했던 걸 다시 하고 싶게 만드는 음악도 있지 않나.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게 포인트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는 YB 윤도현, 자우림 김윤아, 넬 김종완 등이 참여해 발매 전부터 음악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도영은 솔로로 첫발을 내디디면서 밴드 음악에 대한 애정과 갈망을 드러냈었는데, 앨범 참여 라인업 자체가 정체성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온 그의 지난날을 보여주고 있었다.

도영은 "밴드 음악에 대한 '팬심'이 있었다. 이 세 분은 대한민국의 한국 밴드 음악의 중심에 있는 분들이라 1집을 준비할 때부터 협업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회사를 통해서, 혹은 직접 선배님들의 노래를 꼭 부르고 싶다는 마음을 어필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선배들과의 작업을 통해 솔로 도영은 또 한 번 성장한 듯했다. 그는 "본질적인 거에 대한 깨달음이 있었다. 아이돌이라는 직업의 특성상 빠르게 돌아가고 있는 대중음악을 하고 있지 않나. 감정적인 것보다는 기술적인 부분들이 음악에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며 "테크닉적인 것보다는 감정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선배님들과 녹음하면서 '내가 이런 걸 놓치고 살았을 수도 있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굵직한 선배들의 참여에도, 타이틀곡은 오롯이 도영만의 색깔이 담긴 '안녕, 우주'로 택했다. 해당 곡은 1집에서도 호흡을 맞췄던 서동환 작곡가가 쓴 것으로, 가사는 김이나가 붙였다.

도영은 타이틀곡 선정과 관련해 "운명적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이번 앨범의 모든 노래가 타이틀이 될 수도 있을 법한 노래들이라고 생각한다. 고민이 아주 많았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면서 "그럴 즈음 운명적으로 막바지에 서동환 작가님이 30초 되는 분량의 후렴 탑라인만 데모를 보내줬다. 심지어 건반으로만 돼 있는 데모였다. 콘서트 투어로 LA에 갔을 때였다. 새벽에 그걸 보내줘서 아침에 일어나서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 꽂혔다"고 밝혔다.

듣자마자 "이건 타이틀곡이다"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30초밖에 없는 곡을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 촉박한 마감 기한 안에 곡을 만들어 회사를 설득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도영은 "타이틀곡 선정 마감 기한이 얼마 안 남은 상태라서 서동환 작가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4~5시간 만에 1절 분량을 만들었다. 1절 분량을 만들어 후보로 올렸는데, 그 1절 분량짜리가 타이틀이 된 거다. 타이틀곡으로 선정되고 나서 곡의 뒤를 만든 거다. SM에 꽤 오래 있었지만, 다른 악기 없이 건반만 있는 상태에서 1절 분량만으로 타이틀곡이 된 건 정말 이례적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내 노래'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도영은 "처음 데모를 들었을 때부터 후렴의 멜로디, 탑라인 자체가 귀에 많이 익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각인이 확실히 되고, 간주와 후주에 나오는 기타 사운드가 사람들을 신나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게 어필이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전작에서 작사에도 도전했던 도영은 이번에는 창작 크레딧에 이름이 없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번에도 시도는 했다. 하지만 더 좋은 가사가 있다는 걸 알고 뒤로 살짝 물러났다. 인정하긴 해야 하지 않나. 시도는 여러 곡에 하긴 했는데, 너무 좋은 가사들이 많이 나와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고집부리는 것도 너무 좋지 않지 않나"라며 미소 지었다.

'솔로 도영'은 확실한 색을 내며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강렬한 퍼포먼스, 날카로운 보컬을 선보이던 NCT 127 내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르다. 청량하고 시원한 밴드 사운드 기반에, 개성 있는 목소리이지만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 보편적인 톤으로 리스너들에 다가가고 있다. 이는 곡이 지닌 메시지에 공감하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이기도 하다.

도영은 "NCT 127 음악을 멤버들과 함께하는 건 친구들이랑 같이 무대를 하는 느낌이 든다. 되게 많이 즐기고, 의지하는 부분이 많다. 혼자였으면 절대 못 할 음악들을 멤버들과 함께라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런 부분에서 재밌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솔로는 온전히 저 혼자의 힘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 많다 보니까 부담감이 조금 있긴 하지만 해냈을 때의 성취감은 배가 된다"고 덧붙였다.

또 "NCT 127 음악은 도파민이 터진다고 하지 않나. 무언가를 보여줬을 때 팬분들이 지르는 환호성에서 카타르시스가 있다면, 혼자 음악을 할 때는 같이 만드는 느낌의 음악들이 많아서 응원법이든 떼창이든 함께 다 같이 즐기고 있는 듯하다"라고도 했다.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NCT 도영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느덧 데뷔 10년 차. 그런데도 도영은 멈추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활동 기간이 두 자릿수에 접어듦에도,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찬 에너지가 그를 감싸고 있는 것 같았다. 꿈꾸던 가수로서의 삶을 사는 것 같냐는 물음에 "그런 것 같다"는 답변이 나왔다. 그 뒤에는 "물론 앞으로도 더 하고 싶고, 꿈꾸고 있는 것들이 있다"는 말이 더해졌다.

솔로 가수로 성장한 것 외에도 지난해 뮤지컬 '웃는 남자'를 통해서도 크게 활약한 도영이었다. 그는 "노래하는 게 내 인생의 가장 큰 목표였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 큰 키워드로 모든 게 자연스럽게 몰려들어서 지금까지 하고 있다.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노래하는 도영'. 솔로 가수로서 그가 자신을 스스로 소개하는 말이기도 하다. 노래하는 일이 그를 멈추지 않게 하는 동력이라면, 노래를 듣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책임감의 원천이 됐다.

"'도영이가 하는 음악이 누군가를 살리기도 한다'는 말들이 많더라고요. 거짓이 아니라 '네가 하는 음악들이 날 살렸다', '그때의 나를 살려준 게 네 음악이다'라는 말이 꽤 많았어요. 전 좋아서 하는 음악이고, 개인적인 욕심으로 한 게 음악인데 그런 말을 들으니까 되게 막중한 책임감이 들었어요. 음악이 저편에 틀어두면 BGM인 거고 공간을 채우는 단순한 걸 수도 있는데, 의미를 크게 부여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조금 오그라들 수 있지만 제가 하는 음악이니까 의미를 거창하게 부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꿈꾸게 한다'는 이번 대주제도 누군가는 오그라들 수 있지만, 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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