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편의 ‘제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은 서울대 교수에 대한 해임 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김준영)는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A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취소 등 소송에서 지난 3월 원고 패소 판결했다.
A 교수는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 B씨 논문의 영문초록과 문장 일부를 표절했다. B씨의 문제제기로 서울대 측은 조사에 나왔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2024년 4월에 A 교수의 논문 12편 중 4편은 연구부정행위에, 7편은 연구부적절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교원징계위원회는 2024년 9월 A교수에 대해 해임을 의결했다. 이에 서울대 총장은 그해 10월 A교수를 해임했다. A 교수는 해임 취소 또는 감경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피고인 교원소청심사위는 작년 2월 이를 기각했다. 이에 A 교수는 교원소청심사위를 상대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A 교수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가 각 논문별 위반 여부와 정도를 따로 판단해야 하는데, 전체 논문을 묶어 ‘중대한 위반’이란 결론을 냈다고 항변했다. 또한 문제된 논문 중 일부에선 출처 표시가 있었다고 맞섰다. A 교수는 “징계양정기준상 강등~정직에 불과한데, 징계시효가 지난 다른 논문들까지 징계사유로 참작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 교수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먼저 연구진실성위 판정 절차에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규정에 의하면 연구진실성위는 조사대상 논문에 대해 개별적으로 연구윤리위반의 정도를 판정할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A 교수는 문제가 된 한 논문의 185쪽 말미에 각주로 ‘이상 C, 241~249쪽 참조’라고 기재한 만큼, 포괄적으로 출처 표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위 각주는 185쪽의 마지막 문단 말미에 표시돼 있는데, 해당 문단은 그 위의 문단과 여백으로 분리돼 있었다”며 “독자로서는 위 각주 표시가 마지막 문단에 한정되는 것으로 이해할 여지가 높다”고 설명했다.
A 교수는 영문초록은 ‘요약본’에 불과하므로, 타인의 문장 일부를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큰 문제가 안된다는 취지의 주장도 펼쳤다. 법원은 “논문의 초록 또한 논문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며 “원고의 행위는 고의적이거나 적어도 연구자로서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서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징계 수위가 과하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대학교수는 일반 직업인보다 더 높은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건전한 학문 및 연구 발전을 위해 연구부정행위를 규제해야 할 공익상 필요성은 원고가 해임 처분으로 받게 되는 불이익보다 결고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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