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진짜 민중의 적일까”… 분열된 SNS 시대의 단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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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에너미’ 문소리-이봉련 주연 1882년 발표된 희곡 현대적 각색 왼쪽부터 연극 ‘에너미’의 강훈구 작가, 이준우 연출, 배우 이봉련, 문소리, 강신구. 세종문화회관 제공 “처음에는 엄청난 속도감과 공포, 다음엔 ‘클래식은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 문소리는 26일부터 선보이는 연극 ‘에너미’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습하며 이런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에너미’는 1882년 발표된 헨리크 입센의 희곡 ‘민중의 적’을 스코틀랜드 극작가 키런 헐리가 현대적으로 각색한 작품. 리조트 개발 과정에서 수질 오염을 발견한 주인공이 이를 세상에 알리려다가 도리어 ‘민중의 적’으로 몰리는 과정을 다룬다. 이준우 서울시극단장은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세상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지만 개인의 이익과 질투, 혐오가 더해지며 진실이 더 흐려졌다”면서 “피해자가 한순간에 가해자로 둔갑하는 분열된 사회의 단면을 담고 싶었다”고 밝혔다. 입센 원작은 형제가 주인공이나, 각색된 연극에선 활동가 출신 커스틴과 언니인 시장 보니 자매로 바뀌었다. 배우 문소리와 이봉련이 커스틴 역에 더블 캐스팅 됐다. 이 배우는 “입센 작품은 다소 어렵고 힘들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들지만, 실제 작품은 옆 동네에서 일어날 법한 일을 보고 있다고 느껴질 것”이라며 “입센이 극장에서 던졌던 질문이 계속해서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대본의 번역과 윤색은 강훈구 작가가 맡았다. 강 작가는 “한국 사회에서도 영웅이 떠오르고 추락하는 과정을 자주 보게 되고, 그 과정이 흥미로우면서도 무섭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이 사회는 왜 민중의 적을 계속 만들어 나갈까, 누가 진짜 민중의 적일까라는 질문을 (관객과)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시대적 배경도 현대로 바뀐 ‘에너미’는 유튜버나 라이브 방송, 실시간 채팅 등을 무대에 구현한다. 여론의 폭주를 관객이 실시간으로 체감하도록 만든 연출이다. 배우 황영희 마두영 강신구 이강욱 박세은도 출연한다. 다음 달 14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좋아요 0개 슬퍼요 0개 화나요 0개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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