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가 오래 가나 보다 했는데 2주가 지나도록 누런 콧물이 멈추질 않더라고요.”
직장인 손모(34) 씨는 지난 봄 감기에 걸린 뒤 몇 주째 콧물이 계속됐다. 약국에서 감기약과 코막힘 완화제를 사 먹었지만 증상은 잠시 나아질 뿐, 완쾌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와 뺨까지 묵직하게 아파오자 병원을 찾았고, ‘급성 부비동염(축농증)’이란 진단을 받았다.
많은 사람이 부비동염을 겨울철 질환으로 생각하지만, 최근에는 여름철에도 적지 않게 발생한다. 냉방으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고 실내외 큰 온도 차로 코 점막이 자극을 받으면서 감기가 오래 이어지거나 부비동염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부비동염은 흔히 ‘축농증’으로 불리는 질환이다. 뺨과 이마, 눈 주변 뼈 속 빈 공간인 ‘부비동’에 염증이 생기고 분비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서 발생한다. 부비동은 점액을 만들어 코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외부 병원체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지만, 염증이 생기면 고름이나 점액이 고여 통증과 코막힘을 유발한다.
급성 부비동염은 대부분 감기와 같은 상기도 바이러스 감염 이후 발생한다. 감기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세균 감염이 겹치면서 부비동으로 염증이 번지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 비중격만곡증, 흡연, 음주 등도 발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비동염은 초기 증상이 감기나 비염과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감기보다 부비동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10일 이상 지속되는 누런 콧물이다. 누런 콧물 자체만으로 부비동염을 단정할 수는 없지만, 감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점성이 강한 노란색 또는 녹색 콧물이 계속 나오고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두번째로는 이마와 뺨, 눈 주변의 압박감이나 통증이다. 특히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부비동 안의 압력이 높아진 영향일 가능성이 있다.
세번째는 후비루(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다. 끈적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면서 목에 이물감이 들고 기침이 계속되거나, 후각이 둔해져 음식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급성 부비동염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바이러스성인 경우에는 휴식과 증상 완화 치료만으로 호전되는 사례가 많지만, 세균 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와 항염증제 등을 처방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증상이 12주 이상 이어지는 만성 부비동염으로 진행하면 약물치료만으로는 호전되지 않아 내시경을 이용한 부비동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는 합병증이다. 부비동은 눈과 뇌에 매우 가까워 드물게 염증이 주변으로 퍼질 수 있다. 눈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안와봉와직염이나 뇌수막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근 이비인후과에서는 곰팡이가 원인인 ‘진균성 부비동염’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일반 부비동염과 달리 항생제만으로는 치료되지 않으며, 한쪽 코에서만 증상이 나타나거나 심한 악취와 함께 만성 코막힘이 지속되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나 면역력이 저하된 환자는 침습성 진균 감염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어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항생제를 복용해도 호전되지 않는 부비동염은 코내시경과 CT 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 내시경 수술로 곰팡이 덩어리를 제거하는 치료를 시행한다고 설명한다.
여름철 부비동염을 예방하려면 코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실내 냉방으로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지 않도록 적정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외 온도 차를 너무 크게 벌리지 않고, 냉방이 강한 환경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 코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줄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루 한두 차례 생리식염수로 비강을 세척하면 점액과 분비물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필요하면 코 전용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반대로 급성 부비동염이 있는 동안에는 피해야 할 행동이 있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자세는 얼굴 부위 압력을 높여 코막힘과 안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또한 수영은 물의 압력과 소독 성분이 예민해진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증상이 회복될 때까지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막힌 코가 답답하다고 지나치게 세게 코를 푸는 행동도 코 점막을 자극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처방받은 약을 임의로 중단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세균성 부비동염으로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증상이 좋아졌다고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의료진이 안내한 기간 동안 끝까지 복용해야 치료 효과를 높이고 항생제 내성 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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