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출산으로 노래를 잠시 떠났던 소프라노 강정원(사진)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는 오는 13일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강정원은 유명한 클래식 성악곡과 함께 한국의 대표 민요인 아리랑을 클래식 버전으로 선보일 예정. 무대에는 강정원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신민철, 플루티스트 김태윤이 함께 한다. 이번 공연에 대해 강정원은 "클래식의 대중화를 고민하며 만든 무대"라고 설명했다.
강정원은 오라토리오 대표곡 중 하나인 바흐의 '이히 하베 게누크(Ich habe genug)'를 들려준다. 바흐의 유명한 곡으로 1727년 성모마리아 탄생을 기념하기 위해 연주됐던 기록이 있다. 경건한 음악적 색채가 강하고, 레치타티브(서창)와 아리아만으로 이뤄진 바로크 시대의 곡으로 꼽히는 곡이다. 이어 강정원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곡인 '노래하지 마오, 아름다운 사람이여'를 부른다. 라흐마니노프가 1902년 아내 사티나에게 헌정한 곡으로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렸다.
이밖에 그는 우리 음악 '아리랑'을 클래식풍으로 해석한 곡을 부를 예정이다. 경상도 아리랑부터 아리 아리랑, 밀양 아리랑 등 3곡을 묶었다. 그는 "한국인이 누구나 아는 노래로, 관객과 클래식의 거리를 좁히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원은 2023년 40대 중반의 나이로 벨기에 브뤼셀 국제 콩쿠르에 출전해 성악부분 1위를 수상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콩쿠르에서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의 아리아들을 훌륭히 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세를 몰아 지난해 서울아트콩쿠르 성악부분 전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강정원은 "적지 않은 나이,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국제 대회를 준비하고 참여하는 자체가 도전이었다"며 "준비기간은 힘들었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자는 생각으로 임했고 성과를 내 기뻤다"고 말했다. 이번 강정원의 독창회는 케이클래식스테이지가 주최하고 세종대와 경성대 등이 후원한다.
이해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