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압구정1구역 재건축 사업이 전·현직 추진위원장 간 법적 다툼에 휘말려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공사 선정에 분주한 2~5구역과 달리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2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1구역 전임 재건축추진위원장은 지난 2월 선임된 신임 추진위원장을 상대로 ‘추진위원장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위원장 선출을 위한 총회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다.
압구정1구역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분리 재건축을 요구하는 미성1차 측이 강남구청을 상대로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연번 동의서 청구 소송’을 내는 등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홍의 근본 원인은 미성1차와 2차의 가구 수와 용적률 차이에서 비롯됐다. 미성1차는 322가구(용적률 153%), 2차는 911가구(용적률 233%)로 이뤄졌다. 1차의 대지 지분이 훨씬 크지만, 가구 수가 적다. 미성1차 조합원 입장에서는 통합 재건축 때 사업 조건이 불리하게 책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단지 내 상가 처리 문제도 걸림돌이다. 구역 내 2개 상가가 단지 중앙에 있어 상가를 제외하고 사업을 진행하기 어렵다. 상가 조합원에게 아파트 입주권을 주는 방안도 쉽지 않다. 관련 규정이 강화돼 상가를 신축하지 않는 조건이 아니면 아파트 분양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과정에서 상가를 짓지 않을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추진위에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업 속도는 매매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2020년만 해도 가격이 비슷했던 압구정2구역 신현대 전용면적 84㎡는 지난 3월 66억원에 거래됐다. 미성1차 같은 면적은 2월 55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새로 출범한 추진위는 연내 조합 설립을 마쳐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신속통합기획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 4월 30일 재추인 총회를 압도적인 투표율과 찬성으로 치러낸 만큼 사업 추진에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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