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괴사에도 치료 거부한 노숙인…두 달간 경찰 설득에 마음 열었다 [따만사]

1 week ago 19

대구 반월당역 인근에 앉아 있는 노숙인에게 최성렬 경위가 말을 건네는 모습. 대구 중부경찰서 제공 “노숙자 다리에 파리가 붙어있어요. 냄새도 나는데 한 자세로 계속 가만히 계세요.”지난 6월 오전 6시경 대구 중부경찰서 중앙파출소 소속 최성렬 경위(43)는 노숙인 관련 신고를 접수하고 119구급대와 함께 현장에 출동했다. 오랜 시간 바깥 생활을 한 듯 더벅머리에 턱수염이 덥수룩한 남성이 반월당역 인근 벤치에 앉아 있었다. 초여름 날씨에도 긴 점퍼에 긴 바지 차림이었던 그는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에 올린 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최 경위가 가까이 다가가자 심한 냄새가 났다. 노숙인의 다리에서는 진물이 흘러 바닥까지 젖었다. 최 경위와 119구급대원 모두 치료가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노숙인은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다. 상처도 보여주지 않았다.최 경위는 27일 기자에게 당시를 회상하며 “저도 그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본인도 굉장히 힘들어 보이셨는데 아무 말씀도 안 하시더라”고 털어놨다. 노숙인이 대구 반월당역 인근에 앉아 있는 모습. 다리에 진물이 나서 바닥까지 젖은 상태다. 최성렬 경위 제공 ● “저리 가라” 해도 순찰 때마다 찾아가최 경위는 인근을 순찰할 때마다 노숙인을 찾아갔다. “치료하셔야 해요”, “식사는 하셨어요”라고 말을 건넸지만 노숙인은 대답하지 않았다. 때로는 “저리 가라”고 소리를 질렀다.최 경위는 포기하지 않았다. “햇볕 뜨거운데 저쪽 그늘에 있으세요”, “커피 좀 드세요”라며 살뜰히 챙겼다. 주변의 다른 노숙인을 통해 정보를 알아내려고도 했다. 하지만 다른 노숙인들도 “저분은 대화를 안 한다. 말을 아예 못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며 “다리에서 냄새가 나서 우리도 가까이 가지 못한다”고 했다.노숙인의 다리 상태는 점점 악화했다. 최 경위는 “다리가 괴사해 진물이 물펌프처럼 푹푹 나오더라. 파리도 붙어 있었다”며 “계속 신경이 쓰였다. 관련 신고도 끊임없이 들어왔다”고 전했다.간신히 노숙인의 인적 사항을 알아냈으나 그에게는 섬망 증세가 있었다. 최 경위는 “20여 년간 노숙 생활을 해오셨다. 나이는 60대고 실제 주소는 달성군이었다. 주민등록상 본인이 맞는데 자꾸 다른 사람 이름을 대시더라”며 “사회적으로 완전히 고립된 취약계층이었다”고 설명했다.응급입원도 고려했지만 쉽지 않았다. 최 경위는 “경찰 판단하에 자·타해 위험이 있다고 생각되면 3일 정도 응급입원을 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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