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자녀 가구의 공항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미성년 자녀를 3명 이상 둔 가족 대상으로 우선출국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운데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다자녀 가구에 대한 혜택 확대로 해외여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반면 일각에서는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달 10일부터 미성년 자녀를 3명 이상 둔 가족은 인천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우선출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인천 김포 김해 제주공항에서 임산부, 장애인, 영유아 동반객 등 교통약자 등을 대상으로 우선출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다자녀 가구로까지 확대하는 것이다.
자녀 모두가 19세 미만 미성년자인 가구가 대상이며 세 자녀 모두 동행하지 않아도 부모와 자녀가 각각 최소 1인 이상 동행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달 10일부터 전국 14개 공항에서 부모와 자녀가 각각 1명씩만 동행해도 우선출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앞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인구비상대책회의를 통해 공항 이용 시 다자녀 가구 편의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
주요 내용으로는 △3자녀 이상 가구의 주차요금 감면 기준을 막내 나이 만 18세로 상향 △임산부·영유아 동반가족을 위한 가족 배려 주차구역 조성 △미성년 자녀 3인이 모두 동반하지 않아도 패스트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다자녀 우선출국 서비스' 도입 등이 포함됐다.
실질저으로 체감하기 어려운 대책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한 누리꾼은 “애들 셋 키우는 집이 얼마나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겠냐. 정책 만들기 전에 다자녀 가족들에게 좀 물어보고 필요한 정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자녀 우선출국이 해외여행 활성화에 긍정적 효과를 일으킬 것이냐는 것에 대해 항공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이 함께 여행을 갈 때 부모나 보호자들이 힘들어서 고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서비스가 시행되면 훨씬 수월하게 여행을 다닐 수 있고 해외여행도 조금이나마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실질적인 여행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해외여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모든 여행객들에게 무차별적 영향 혹은 수혜가 돌아가야 가능한데 다자녀 가구의 경우 현지에 나가서 더 애로사항이 많기 때문에 우선출국만 가지고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또 다른 항공사 관계자는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것보다야 편의성이 있으니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여행 활성화에 도움이 되려면 항공사 차원 할인 혜택이나 공항세 감면 등 경비 측면 혜택이 더 크게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