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사관 행사에 日 불참… 경제-군사 파장 확산
21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집권 자민당은 사나에 총리를 향해 앞서 일명 ‘참수 발언’을 한 쉐젠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자민당 다카기 게이 외교부회장은 전날 당내 회의에서 당 본부가 각 광역지자체 지부 연합회에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관이 주최하는 행사 참석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 존립 위기 사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했다. 현직 일본 총리가 대만 문제에 자위대 투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 파장이 컸다.이에 쉐 총영사는 다음날 엑스(X·옛 트위터)에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담긴 기사를 첨부하며 “멋대로 들이박아 오는 그 더러운 목은 한순간의 주저 없이 베어버릴 수밖에 없다. 각오가 되어 있느냐”고 적었다가 삭제했다. 외교관이 주재국의 정상을 가리켜 참수하겠다는 취지의 폭언을 한 셈이다.
이후 중국도 전방위 압박을 시작했다. 서해 남부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예고하고, ‘류큐’(琉球·일본 오키나와의 옛 이름)의 식민지 지위 연구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11일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 3척이 일본 오스미 해협을 통과하며 ‘무력 시위’를 벌였다. 055형 구축함을 포함한 중국 함정 3척이 마치 일본 보란듯 규슈 가고시마 남쪽 해역을 지나 오스미 해협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이동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 일본 여행·유학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일본산 수산물 수입도 중단했다. 일종의 경제적 제재인 셈이다. 양국을 오가는 항공편도 줄어 교류 행사도 연이어 취소·연기되고 있다. 중국 크루즈선이 당초 예정됐던 일본 오키나와 접안을 취소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20일 연합조보·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크루즈선 ‘아이다·지중해 호’는 당초 이날 새벽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시 항구에 접안할 계획이었지만 승객들의 요구에 따라 항구 접안을 포기하고 이날 중국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美 “센카쿠 방위” vs 北-러 ‘중국 지지’
이런 가운데 미국은 미일 동맹을 강조하며 일본의 편을 들고 나섰다. 토미 피고트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우리의 미일 동맹, 일본이 관리하는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일본 방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미·일 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의 초석으로 남아 있다”며 “우리는 대만해협,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의 무력이나 강압을 포함해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조지 글라스 일본 주재 미국 대사 역시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면담한 뒤 “미국의 미·일 동맹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를 포함한 일본의 방위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도발적인 발언과 경제적 대응 방침은 지역의 안정을 해친다”며, 특히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중단에 대해서는 “전형적인 경제적 위압”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의 동맹국도 가만있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이 중국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21일 중국중앙TV(CCTV)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일본 군국주의가 벌인 침략 전쟁은 아시아와 세계에 극심한 재난을 초래했으며 일본에도 참혹한 대가를 치르게 했다”며 다카이치 총리 등 일본 정계 인사들은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잘못된 발언과 행동이 초래할 수 있는 최후의 결과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북한도 18일(현지 시간)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연례 토론에서 김성 주유엔 북한 대사 명의로 “국제사회는 일본이 저지른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악질적 반인류 범죄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일본은 자국의 역사적 범죄를 부인하고 배상을 완고하게 거부하며 심지어는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이날 중국이 유엔총회에서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노릴 자격이 전혀 없다”한 것에 대한 지원사격 성격으로 풀이된다.
● 다카이치 발언 철회 않을 듯… 갈등 고조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커졌지만,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자위대 발언을 철회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 일본 강경 보수파로 반(反)중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이던 지난달 3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카이치 총리와의 정사회담에서 “침략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피해국들에 대해 사과한 ‘무라야마 담화’ 정신은 계승하고 발전시킬 가치가 있다”고 했다.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홍콩 등 중국의 인권 문제와 (영유권 분쟁 지역인) 동중국해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고 회담 직후 언론에 밝혔다.
양국 정상이 서로 상대방의 약점을 건드리며 신경전을 벌인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취임 한 달째를 맞은 다카이치 총리가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중·일 관계 악화가 지지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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