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74명 사상 ‘안전공업’ 같은 고위험 공장, 불법건축 829건 적발

7 hours ago 5

정부, 車부품 공장 등 2916곳 점검
사고 재발 우려 1284곳 불량 판정
폭발위험 물질 관리 미흡도 655건
“안전 지켜야 생산성 향상 알려야”

올해 3월 20일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대전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 공장 화재 참사 당시 모습. 대전=뉴스1

올해 3월 20일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대전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 공장 화재 참사 당시 모습. 대전=뉴스1
14명이 숨지고 60명이 다친 3월 대전 안전공업 참사 이후 정부가 비슷한 업종과 작업 물질을 다루는 화재 고위험 공장 2916곳을 대상으로 한 긴급 안전 점검에서 총 829건의 불법 건축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안전공업 참사 당시 다수의 인명 피해는 대피로 등이 부족한 불법 증축 휴게공간에서 발생했는데, 적잖은 공장에 비슷한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폭발 사고가 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처럼 인화·발화성 물질을 다루면서도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도 482건에 달했다.

● 적발 건수 중 10%는 ‘불법 증축’

9일 안전공업 참사 이후 소방청과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각 지방자치단체 등이 진행한 ‘긴급 합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점검 대상의 44.0%에 이르는 1284곳이 불량 판정을 받았고, 총 6937건의 미흡 사항이 적발됐다. 점검은 안전공업처럼 자동차 부품 등을 제조하는 유사 업종의 공장 1만4325곳 중 절단과 단조, 열처리 등 화재 위험 공정을 하는 2916곳을 대상으로 3, 4월 진행됐다.

특히 안전공업 화재 사고 때 인명 피해를 키운 것으로 지목된 불법 증축 적발 건수는 690건으로 전체 적발 건수의 약 10%에 달했다. 화재나 사고를 키울 수 있는 컨테이너 등 가설건축물을 숙소, 창고, 사무실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139건이 적발됐다. 광주 광산구의 한 공장에선 공장동과 사무동 사이를 무허가 건물로 채운 사례가 적발됐다. 충남 공주시에선 한 공장에서만 6건의 불법 증축이 적발됐다.

경기 화성시의 한 공장에선 화재에 취약한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가설건축물을 짓고, 공장 내 불법 건축물에선 연마 작업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 설비 중에선 자동화재탐지설비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경우가 994건으로 가장 많았다. 사용 기한이 지났거나 소화제가 제대로 충전되지 않는 등 소화기 불량도 197건 지적됐다. 정부는 총 9051동의 건물을 점검했는데, 54.3%에 이르는 4913동이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로 지어졌다. 안전공업이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자동화재탐지설비와 피난유도등 미비가 지적되고 건물 외장재로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한 점과 겹친다. 구멍 난 방화문을 방치하는 등 방화문 불량은 43건에 달했다.

● ‘폭발 위험’ 인화성 물질 관리 미흡도 655건

폭발 사고로 5명이 사망한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참사에선 주요 화약 물질이 대형 폭발의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번 점검에선 위험 물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가 655건에 이르렀다. 가연성이 크거나 폭발 위험성이 있는 위험물을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취급하다가 관련법을 위반한 경우 등이다. 석유류, 알칼리금속, 마그네슘 등의 물질을 지정 수량 이상으로 저장소가 아닌 장소에서 저장하거나 제조소 등이 아닌 곳에서 취급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특히 페인트나 시너 등을 한곳에 모아 보관하거나 액화석유가스(LPG) 등 인화·발화성 물질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전북 전주시의 한 공장에선 불꽃 역류 방지 장치 없이 LPG를 사용하다가 적발됐다. 필요한 안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고 위험 물질을 다루다가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사고는 전국에서 잇따르고 있다. 2023년 대구 서구에서는 화공약품 업체 종사자들이 인화성이 큰 톨루엔을 드럼통에 주입하는 과정에서 정전기 때문에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해 관련자가 결국 사망했다. 이들은 인화성 액체를 취급할 때는 사용이 금지되는 폴리에틸렌(PE) 소재 드럼통을 사용하고, 정전기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는 작업복을 입어야 하지만 관련 안전 사항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도 대전 대덕구의 한 공장에서 고열 작업 시 보호를 위한 방열복을 지급하지 않은 사항이 적발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위험 물질 취급 공장에 대한 불시 점검을 늘리고, ‘안전 수칙 준수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계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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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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