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정수장 용량 ‘4대 수계’ 중 최저
가동률은 가장 높아… 수요 많은 탓
순도 100% 물 하루 65만t 필요
“초순수 생산-공급 역량 높여야”

반도체 생산에는 불순물이 걸러진 깨끗한 물이 필수인 만큼, 인프라를 확충해 물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전국 취수장 및 정수장 현황’에 따르면 영산강·섬진강의 취수장과 정수장 용량은 각각 하루 230만3710㎥, 240만4500㎥로 집계됐다. 한강, 낙동강, 금강 등 국내 4대 수계 중 가장 작은 규모다.
규모가 가장 큰 한강의 취수·정수장 규모는 각각 하루 1882만7215㎥, 1481만7330㎥에 달한다. 영산강·섬진강 유역 면적은 한강의 3분의 1 수준인데, 취수·정수장 규모는 12∼16%에 불과한 것이다.반면 취수·정수장 가동률은 영산강·섬진강이 가장 높았다. 영산강·섬진강의 취수장 가동률은 67.0%, 정수장 가동률은 69.3%로 다른 3개 수계에 비해 2∼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는 영산강·섬진강 수계의 유역 면적이 4대 수계 중 가장 작아 확보할 수 있는 물이 적은 데다 공업용수보다는 주로 농업용수로 쓰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물그릇이 작은 만큼 취수·정수장 처리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아진 것이다. 또 농업용수는 공업용수에 비해 수질 기준이 훨씬 낮아 정수장 시설이 고도화되지 않았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반도체 팹은 1기당 하루 약 13만7000t의 물을 소비한다. 또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 1장을 만들려면 초순수(순도 100%에 가까운 물) 7 t가량이 필요하다. 김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초순수를 차질 없이 생산, 공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물의 양을 하루 65만 t으로 추산하고 기존 다목적댐과 발전용수 등을 활용해 이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초순수를 생산하려면 정수 역량을 서둘러 고도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더군다나 영산강 하류의 수질은 ‘매우 나쁨’ 수준이어서 물 정화 과정에서 관련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정 원수인 한강의 팔당댐 물을 사용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비해 초순수 정제 난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필터 마모 비용 등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권현한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수계에 따라 취수·정수 시설의 허가량이 있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영산강·섬진강 유역에는 애초부터 소규모 인프라가 조성된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려면 취수, 정수를 위한 인프라를 대폭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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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신예린 기자 y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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