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차례 매각 실패로 파산위기
영업정지하고 공적자금 투입
재무건전성 높인뒤 계약 이전
네 차례나 매각이 무산된 MG손해보험(MG손보) 영업정지 조치가 임박한 가운데 5대 보험사가 경영협의체를 구성해 분할 인수를 추진한다. 금융당국이 MG손보에 영업정지를 걸어 부실 확산을 막고, 예금보험공사가 공적 자금을 투입해 재무 상태를 어느 정도 정상화시키면 다른 보험사들이 MG손배 계약을 쪼개 사들이는 방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5개 대형 손보사는 이달 말 MG손보 계약 인수를 위한 경영협의체를 구성한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협의체를 구성한 다음 5대 손보사에서 인력을 파견해 일종의 이사회 역할을 하도록 하는 방안이 유력하다”며 “협의체가 MG손보 계약 상태를 실사하고, 각 사가 나눠 인수할 수 있는지를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체 구성에 앞서 금융위원회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MG손보 영업정지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추가 부실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영업정지를 받으면 MG손보는 신규 계약을 유치할 수 없다. 이후 당국은 예보 산하에 임시 회사(가교 보험사)를 세워 MG손보 계약을 관리하다가 대형 보험사에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건은 계약 분할 작업이다. 일반 보험이나 자동차 보험 등은 이전이 어렵지 않지만 장기 보험은 5대 손보사 시스템에 맞추는 세부 작업이 필요하다. 인수하는 것보다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손보사들은 자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계약을 인수할 때는 일정 수준 이상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예보는 임시 보험사에 기금을 투입해 재무 건전성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리는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MG손보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신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4.1%로 당국의 권고치인 150%에 크게 못 미친다. 예보는 공적 자금을 활용해 킥스 비율을 150% 선까지 끌어올린 후 다른 손보사들이 인수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예보는 메리츠화재를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으나 노동조합의 반발에 부딪혔고, 메리츠화재가 올해 3월 우협 지위를 포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