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은경 “호스피스 확대… 내년 요양병원 본격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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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피스 수가 신설, 인력확충 지원
“연명의료 중단시기 앞당기기 추진”

내년부터 요양병원에도 임종을 앞둔 환자의 신체적, 심리적 고통을 완화해 주는 호스피스가 본격 도입된다. 국민 4명 중 1명이 생을 마감하는 장소인 요양병원에서 ‘존엄하게 죽을 권리’가 보장되도록 호스피스 병상을 확대하려는 것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은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 회의실에서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호스피스 인프라가 확충돼야 (생애 말기 환자들이) 마음 놓고 연명의료 중단을 결정할 수 있다”며 “내년부터 요양병원 호스피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2016년 요양병원의 호스피스 시범사업이 도입됐지만 제도적 기반이 부족해 현재 호스피스를 제공하는 요양병원은 전국 5곳, 병상은 56개뿐이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간병비 급여화’와 맞물려 내년에 ‘호스피스 수가’(건보가 병원에 주는 돈)를 신설하고, 호스피스 인력 확충을 지원할 방침이다.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현재 ‘임종기’에서 ‘말기’로 앞당기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 장관은 “대다수 국가는 말기 환자도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데 한국은 임종기로 제한돼 있다”며 “다음 달부터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잇따른 ‘산모 뺑뺑이’와 태아 사망 사고와 관련해 정 장관은 “전국에 권역 모자의료센터가 20곳 있지만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해 의료 공백이 생긴다”며 “한정된 산과(産科) 및 소아의료 인력을 더 집중시켜 사각지대를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연명의료 중단 임종기→말기 공론화… 까다로운 자택임종 절차 간소화 추진”

정은경 복지부장관 본보 인터뷰
“원하는 곳서 호스피스… 국가가 지원”
요양병원 간병비 내년 건보 지원… 여기에 호스피스 기능도 추가 계획
“많은 국가, 말기부터 연명의료 중단”
내달 생명윤리심의委서 본격 논의… 윤리문제 우려 등 반영해 제도 개선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진행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종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확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정 장관은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국민이 늘었지만 실제 연명의료 중단까지 걸림돌이 많다”며 “재택의료 서비스에 임종 지원을 강화하고, 요양병원 호스피스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8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진행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임종기 환자를 위한 호스피스 확대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정 장관은 “존엄한 죽음을 원하는 국민이 늘었지만 실제 연명의료 중단까지 걸림돌이 많다”며 “재택의료 서비스에 임종 지원을 강화하고, 요양병원 호스피스를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자택 임종을 원하는 환자는 집에서, 의료적 도움이 더 많이 필요한 환자는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를 받는 구조가 정착돼야 합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커졌지만 연명의료를 중단하기까지 걸림돌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8년 ‘연명의료 결정제도’ 시행 이후 불필요한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는 현재 50만8400명을 넘었지만, 임종기에 통증 완화와 심리 상담 등 호스피스를 받는 환자는 연간 2만여 명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도록 재택의료와 요양병원을 통한 호스피스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 장관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부터 임종기의 연명의료 중단 결정, 이후 호스피스 지원까지 전 단계에서 국가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복지부 업무보고와 올 2월 국무회의에서 연명의료 결정제도 활성화 방안을 주문한 바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 대통령이 언급한 ‘연명의료 인센티브’의 핵심은 무엇인가.

“환자가 원하는 존엄한 죽음을 실현하기까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생애 의료비의 상당 부분을 임종 직전에 쓰는데, 연명의료를 중단하면 가족들의 불필요한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한 정부 지원을 강화한다는 뜻이다.”

―임종기 환자가 많은 요양병원에서는 정작 호스피스를 받을 수 없다.

“전체 사망자 4명 중 1명이 요양병원에서 생을 마감하지만 임종기 서비스를 하는 요양병원은 거의 없다. 내년부터 요양병원 간병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사업이 시행되는데, 여기에 호스피스 기능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요양병원 호스피스를 제도화하려고 한다.”

―모든 요양병원에서 호스피스를 받을 수 있나.

“요양병원 입원 환자 중 의료적 도움이 꼭 필요한 환자는 8만∼1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에서 생애 말기 환자 규모를 추려 요양병원형 호스피스 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임종실과 심리 지원을 위한 상담실 등 호스피스 특화 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적절한 수가(건강보험이 병원에 주는 돈)도 책정할 방침이다.”

―가정형 호스피스와 자택 임종을 원하는 국민이 많다.

“방문진료 등 재택의료 서비스에 임종 지원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집에서 가족이 사망하면 사망진단서 발급 등 행정적 절차가 까다로워 자택 임종을 꺼리는 경우도 많다. 이런 부담을 낮추는 방안도 올 하반기(7∼12월)부터 관계 부처와 논의할 예정이다.”

―연명의료 중단 시기를 ‘임종기’에서 ‘말기’로 앞당기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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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국가에서 연명의료 중단은 말기부터 가능하다. 한국은 임종기로 제한돼 있어 (완화의료를 받는) 시기가 늦다. 다음 달부터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연명의료 제도 개선 방향을 본격 논의하는데, 중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도 공론화할 예정이다. 심의와 공론화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 등도 반영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

―존엄한 죽음을 위해선 구체적인 사전돌봄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이 330만 명에 이르지만, 지난해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중단한 경우는 약 22%에 불과하다. 연명의료 중단 이행 단계에서 본인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사전의향서 서식을 개편해 연명의료 여부뿐만 아니라 생애 말기에 어떤 의료와 돌봄 서비스를 받을지까지 구체화해야 한다.”

―최근 잇따른 ‘산모 뺑뺑이’ 대책은….

“저출산과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인해 필요한 수준의 산과(産科) 및 소아의료 인력을 당장 충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전국에 있는 권역모자의료센터 20곳을 외상센터처럼 더 큰 권역으로 묶어 의료 자원을 집중시키고, 그 안에서 고위험 분만을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초연금 개편 등 연금개혁 후속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노후의 다층적 소득 보장을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함께 고민 중이다. 현재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는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포함해 (대통령이 언급한) 기초연금 ‘하후상박형’ 개편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대책은….

“자살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부처에 취약계층을 담당하는 16개 기관이 있다. 고용노동부(실업), 신용회복위원회(채무) 등 각 기관의 업무 과정에서 자살 위험이 감지되면 정신건강복지센터 등으로 연계되도록 안전망을 강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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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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