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처, 랜드마크 프로젝트
신산업 발굴해 성장률 제고
미래기금 활용 조단위 투자
AI고속도로·로봇·전력망 등
부처 협의해 내달 최종 선정
정부가 2027년도 예산안의 핵심 골격이 될 '랜드마크 프로젝트'를 통해 제조업 인공지능(AI) 혁신을 국가 역점 사업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또 신규 사업은 물론 중장기 투자가 필요한 기존 사업에 대해서도 예산을 대폭 증액해 '제2의 반도체'와 같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방침이다.
2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산업통상부가 추진하는 '제조업 AI 전환(M.AX)' 사업이 2027년도 예산안의 핵심인 랜드마크 프로젝트의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산업부는 5~6개의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기획예산처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공장 내 생산 데이터와 숙련공의 암묵지를 AI가 학습 가능한 형태로 데이터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제조업 전용 AI'를 개발하는 데 있다. 특히 현재 일부 공정에 국한된 AI 기술을 공장 전 공정으로 이식하는 '풀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AI 기반 자율제조 로봇을 현장에 보급해 제조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의 완성을 위해선 2030년까지 조 단위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확충과 'AI 고속도로' 구축 사업도 랜드마크 프로젝트의 유력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렸다. AI 고속도로는 AI 서비스 구현의 필수 요건인 데이터 컴퓨팅 자원과 초고속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 사업이다. 여기에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전력·에너지 인프라 확충 사업까지 가세하며,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범부처형 과제들이 프로젝트의 중추를 형성할 전망이다.
기획처는 이 밖에 복지·노동·사회기반시설(SOC) 등 주요 분야에서 역점 사업을 발굴해 랜드마크 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프로젝트명을 핵심 역점 사업과 같이 한국어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부처를 초월해 국가적 역량을 투입한 프로젝트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같이 정했다"고 설명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1위를 할 수 있거나 모방 불가능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첨단 기술' 영역에 과감하게 통매출(블록펀딩) 형태로 밀어주어야 실질적인 국부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며 "AI 전용 데이터센터 및 전력망 확충, 바이오·헬스케어의 제2 반도체화, AI 소프트웨어 혁신인재 양성 등에 초과세수를 주로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처가 추진하는 '랜드마크 프로젝트'의 정책적 모태로는 2004년 노무현 정부가 시행한 'IT839 전략'이 꼽힌다. IT839는 8대 신규 서비스와 3대 정보통신 인프라, 9대 신성장동력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육성했던 국가 차원의 거대 전략이다. 당시 정부가 선별한 전략 산업에 예산과 정책 역량을 집중 투입해 정보통신 강국의 기틀을 마련했듯, 이번 프로젝트 역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기획처는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를 재원으로 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랜드마크 프로젝트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래대응기금은 일시적으로 증가한 세수를 소모성 단기 지출에 소진하는 대신,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투자 재원으로 비축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구상이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육성은 물론, 지역 균형발전과 연계된 랜드마크 사업의 핵심 마중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처는 심의 절차를 거쳐 주요 사업군을 추린 후 다음달 중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이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후 오는 8월 말 정부의 2027년도 예산안을 확정 발표한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지출 규모나 역점 투자 방향은 말씀드릴 시간이 올 것"이라며 "재정전략회의에서 대한민국이 어디에 더 역점적으로 투자해서 잠재성장률을 제고하고 튼튼한 안전망을 구축할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 김명환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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