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일감은 AI로, 고도의 판단은 대행사가"

1 week ago 5

[이데일리 권아인 수습기자] “대행사가 완전히 없어지진 않을 겁니다. 단순한 일감은 기업 내부로, 판단이나 검증이 필요한 것은 기업 외부로 갈 겁니다.”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제일기획에서 다년간 실무를 경험하고, 국내 광고 대행사를 두루 섭렵한 광고·마케팅 분야 권위자다. 그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의 확산으로 기업 아웃소싱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새로운 방향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지난 몇 년간 광고나 번역, 리서치 분야 등에서 기존 외부 업체에 맡기던 업무들을 기업이 내부에서 AI를 활용해 처리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품질이나 사고 위험성 등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모든 업무를 내부화하기는 어렵다는게 유 교수의 분석이다. 유승철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사진=본인 제공)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AI를 사용하는 기업 비율은 대기업 52.0%, 소기업 17.4%로 대기업의 인공지능 활용률이 여전히 높다. 다만 최근 생성형 AI 도구들이 확산되며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간단한 개별 업무 등에서 AI를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 유 교수는 “번역 초안이나 단순 카피, 이미지와 영상 변형, 기초적인 리서치처럼 결과물이 어느 정도 표준화될 수 있는 업무부터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많은 제작 물량과 낮은 가격을 경쟁력으로 삼았던 업체들은 기존 수익모델을 그대로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기업들이 외주 업무를 AI로 대체한다고 해서 비용이 꼭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가 만든 결과물을 다시 검수하고, 잘못된 정보나 부적절한 표현 등을 발견하고 바로잡는 데에 대한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용 AI가 내놓은 답변에 따른 데이터 관리 비용과 법적, 보안사고 등에 대비한 시스템 구축 비용도 발생한다. 유 교수는 “처음에는 인건비나 외주 비용을 당장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가 크지만 실제 업무에 넣어보면 검수하고 사고에 대응하는 비용이 계속 추가로 생긴다”며 “AI를 썼다고 바로 기업의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유 교수는 AI를 활용해 기업 내부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행사의 ‘두 번째 눈’이 사라진다는 점에 가장 주목하고 있다. 기존 광고나 홍보 대행사 등은 단순히 콘텐츠를 제작해 주는 업체일 뿐 아니라 기업 내부에서 놓칠 수 있는 ...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