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이 아니라 황금알…회장님의 4800억 수상한 돈잔치

1 week ago 11

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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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달걀 생산업체 칼메인푸즈가 달걀값 폭등으로 주가가 치솟은 시기에 지분을 대거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법무부는 당시 회사와 경쟁업체들이 담합해 달걀값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반독점 소송을 진행 중이다.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칼메인 창업주 프레드 R. 애덤스 주니어 일가는 올해 4월 약 3억2000만달러(약 481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매각했다.

애덤스 일가의 지분 매각은 달걀값 급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시점에 이뤄졌다. 미국 대형 A등급 달걀 가격은 올해 2월 한 다스당 8.50달러를 넘어서며 2022년 대비 약 네 배 치솟았다. 이후 공급이 정상화되면서 5월에는 2.19달러 수준으로 내렸다.

회사 실적은 급증했다. 칼메인의 2025회계연도 매출은 43억달러로 전년(23억달러)보다 크게 늘었고, 순이익은 2억7790만달러에서 12억달러로 증가했다. 매출총이익은 5억4160만달러에서 18억5000만달러로 불어났다. 회사는 해당 시기 3억3000만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칼메인 주가 역시 2022년 6월 약 45달러에서 올 3월 95달러까지 오르며 두 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미 법무부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이 단순한 달걀 공급 부족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법무부와 17개 주 법무장관은 지난달 칼메인과 힉맨스 에그 랜치, 버소바가 달걀 가격 산정 기준으로 활용되는 가격정보업체 어너배리의 시세를 끌어올리기 위해 공모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검찰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공급 부족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지만 업체들이 실제 거래 의사가 없는 고가 매수 주문을 활용해 시장에 수요가 강한 것처럼 신호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달걀값이 추가 상승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소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4일 칼메인과 버소바 경영진 간 통화 직후 칼메인의 전 최고경영자(CEO)는 힉맨스 CEO에게 “질러버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후 세 회사가 프리미엄 가격대의 매수 주문을 대거 제시하며 벤치마크 가격 상승을 유도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소장에는 해당 전직 CEO의 실명은 적시되지 않았다. 다만 칼메인 공시에 따르면 창업주의 사위인 베이커는 2022년 CEO에서 물러났지만 현재까지 이사회 의장과 임원직을 맡고 있다. 이번 지분 매각에도 참여했다.

창업주 일가의 지분 매각 시점을 두고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칼메인은 지난 4월 공시를 통해 법무부가 3월 반독점 조사와 관련한 민사조사요구를 발부했다고 밝혔다. 창업주 일가의 초다수의결권 주식을 보통주로 전환하기로 한 합의는 조사 이전에 이뤄졌지만, 실제 주식 전환과 지분 매각, 자사주 매입은 모두 조사 요구가 접수된 이후 진행됐다.

지난주 공개된 합의안에 따르면 칼메인과 버소바, 힉맨스는 푸드뱅크와 비영리단체에 달걀 5300만개를 기부하고 참여한 주 정부에 총 33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벤치마크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입찰이나 가격, 거래 정보를 경쟁사와 공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칼메인과 버소바는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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