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규제합리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해 가상자산 규제 소관부처인 금융·외환당국이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가상자산 규제 완화 기조가 확정된 바 없고 현행법 개정 없이는 불가능한 부분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은 늦어지고 있고 시장을 옥죄는 규제는 상당하다며 산업계·중기부 출신 차기 총리가 임명되면 정책기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22일 이데일리 취재 결과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한국은행은 중기부는 지난 8일 업계와 함께 ‘가상자산 규제합리화를 위한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 내부 검토한 결과, 업계가 요청한 부분에 대해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당장 추진하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참조 이데일리 6월17일자 <중기부, 가상자산 규제합리화 추진…업계 “디지털자산기본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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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구 부총리,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모습.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
앞서 중기부는 지난 8일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가상자산 업계와 처음으로 만나 규제합리화 간담회를 열었다. 한성숙 장관(국무총리 후보자)은 작년 12월 이재명 대통령에 보고한 올해 업무보고에서 ‘신산업 갈등·규제 완화 등을 위한 공론화 장 마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한 장관은 투자, 규제, 재도전 등 현장 애로를 A부터 Z까지 해소하겠다고 예고했는데, 중기부는 이같은 취지에서 다양한 업계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아닌 핀테크 기업도 가상자산 해외이전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내용이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반영되는 방안 △스타트업이 시장에 원활히 진입할 수 있도록 가상자산 기반 환전·송금 관련 자본금, 설비 기준 등에서 완화된 등록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의 해외 송금·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 △디지털자산기본법의 조속한 입법 등을 제언했다. 이를 두고 중기부는 규제 애로사항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해당 규제를 맡고 있는 금융·외환당국에서는 전향적인 규제 완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규제를 완화한다기보다는 하위 규정을 어떻게 보는지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상황”이라며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전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도 “가상자산 관련 규제 완화에 대해 현재 검토하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외환당국에서는 VASP가 아닌 핀테크 기업이 가상자산 해외이전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5월 통과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은 관련 사업자를 VASP 중에서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로 제한하고 있다”며 “법률상 사업자 신고 요건이 정해져 있는데, 시행령 개정을 통해 VASP 신고가 안 된 기업에 대해 관련 사업을 허용해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한은 관계자도 “(가상자산 해외이전업 문턱을 낮추는 취지로) 시행령이 개정돼 VASP가 아닌 사업자까지 (해외이전업 대상이) 확대된다는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관련 사업을 하려면 VASP 라이선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환거래법은 절차법이기 때문에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규제완화 등의) 내용이 담기면 현행법에 준용될 가능성은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 내용을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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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이재명정부) 2년 차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는 변화를 빠르고 넓게 확산시켜야 한다"며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오는 25~26일 열린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
업계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디지털자산 시장의 글로벌 트렌드, 향후 성장 전망을 고려해 지원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중기부 출신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자가 25~26일 인사청문회에서 향후 경제정책 방향을 언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전향적인 입장 표명이 있을지도 시장 관심사다.
김성곤 한국블록체인산업진흥협회 상임이사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법제화는 혁신을 저해하는 장벽이 아니라 옥석을 가려내는 공정한 기반이 돼야 한다”며 “스타트업이 규제 부담을 덜고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단계적 규제 도입이나 규제 샌드박스 확대와 같은 완충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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