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 점포수 변동 없지만
규모·인력 큰 지점은 줄어들어
반면 비용적은 출장소 137곳↑
"인건비 등 줄이려는 고육지책"
고객 금융접근성 하락 우려도
주요 은행들이 일반 지점을 줄이고 출장소를 늘리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점포망을 재편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영업점 수를 유지하거나 늘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운영비 부담이 큰 지점을 상대적으로 운영 부담이 덜한 출장소로 바꾸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점포 수 감축'에 제동을 걸자 출장소를 우회로로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3748곳에서 올해 1분기 말 3771곳으로 23곳 증가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일반 지점은 3019곳에서 2979곳으로 오히려 40곳 줄었다. 지점의 빈자리를 출장소가 대체했다. 같은 기간 출장소가 729곳에서 792곳으로 63곳 늘어나며 전체 영업점 증가를 견인했다.
출장소는 독립된 영업점이 아니라 인근 지점에 소속된 보조 영업 시설로 분류된다. 계좌 개설이나 예금 업무, 간단한 여·수신거래 등 상대적으로 단순한 업무만 처리가 가능해 점포 인력이나 규모가 지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 은행 입장에서는 지점을 출장소로 바꾸면 인건비와 임차료 등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신한은행에서 이 같은 변화가 두드러졌다. 국민은행의 국내 영업점 총수는 지난해 말과 올 1분기 말 모두 771곳으로 같았다. 하지만 지점은 620곳에서 584곳으로 36곳 줄었고, 출장소는 151곳에서 187곳으로 36곳 늘었다. 전체 점포 수는 그대로지만 다수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면서 외형을 유지했다.
신한은행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말 650곳에서 올 1분기 말 667곳으로 17곳 늘었다. 다만 지점은 537곳에서 526곳으로 11곳 줄었고, 출장소는 113곳에서 141곳으로 28곳 증가했다. 줄어든 11곳 지점 가운데 8곳은 출장소로 전환됐고, 나머지 3곳은 동일한 위치의 다른 지점과 통합됐다.
지점을 줄이고 출장소를 늘리는 점포 경량화 흐름은 수년간 지속되고 있다. 5대 은행의 국내 지점은 2024년 1분기 말 3261곳에서 지난해 1분기 말 3044곳, 올 1분기 말 2979곳으로 2년 새 282곳 줄었다. 반면 출장소는 같은 기간 655곳에서 723곳, 792곳으로 137곳 늘었다. 전체 영업점 수는 3916곳에서 3771곳으로 감소했지만 일반 지점 축소분 일부가 출장소 확대로 대체되는 상황이다.
은행권이 지점을 완전히 폐쇄하는 대신 출장소 전환을 택하는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 점포 폐쇄가 고령층과 지역 고객의 금융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절차를 강화해왔다. 올해에는 반경 1㎞ 내 다른 점포와 통합하는 경우에도 사전영향평가 등 폐쇄 절차를 따르도록 하는 조치를 내놓았다.
이처럼 점포 폐쇄가 어려워지자 은행들이 점포 폐쇄 대신 지점을 출장소로 변경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출장소에는 지점장이 없고 기능이 제한돼 내부적으로는 지점에 귀속된 점포로 분류하지만 금융당국의 영업점 통계상으로는 지점과 동일한 독립된 점포 취급을 받는다"며 "이 때문에 지점을 출장소로 전환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프라인 고객이 빠르게 감소하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출장소 전환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출장소는 지점보다 상주 인력이 적고 취급 업무도 제한적이기 때문에 고객들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공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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