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생활 커뮤니티를 표방한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올라온 “마라톤을 대신 뛰어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화제가 됐다. 황당하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최근 러닝 붐 때문에 마라톤 대회 신청 자체가 어려운 데다 참가 비용도 상당한 금액이라 오히려 좋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된 해당 ‘무료 나눔’ 글을 보면 게시자는 “9월20일에 여의도에서 하는 마라톤 대신 뛰어주실 분 구한다”면서 △(당일) 아침 7시까지 여의도 도착 △10㎞ 마라톤 △마라톤 완주 후 메달 및 주최 측 제공 선물은 자신에게 양도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마라톤 대회 신청 후 대신 뛸 사람을 구한 뒤 완주하면 주어지는 메달과 증정품 등은 자신이 받겠다는 셈. 이에 “신박하다(새롭고 놀랍다는 뜻의 신조어)”, “대리 러닝이냐”라거나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뛰기는 싫지만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자랑하고 싶은가 보다” 같은 부정적 반응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마라톤 참가 자체가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게시자는 마라톤 대회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개최 일시와 장소로 미뤄보면 인기 지식재산권(IP)인 산리오 캐릭터 테마로 개최되며 올리브영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은 ‘산리오×올리브영 큐티 런 2025 서울’로 짐작된다.
참가자 1만5000명 규모의 이번 산리오 캐릭터 콘셉트 마라톤은 국내에선 처음 열린다. 참가비 8만원에 완주하면 산리오 캐릭터가 새겨진 메달과 함께 한정판 티셔츠와 모자, 짐색 등을 받는다.
때문에 “요즘 러닝 붐이라 대회 신청 자체가 어려운데, 러닝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대신 뛸 사람 넘칠 것”이라거나 “(마라톤 참가) 경쟁률이 장난 아니다. 참가비 공짜로 마라톤 뛰는 거니까 좋은 것 아니냐”, “서로 윈윈(win-win) 같다” 등의 댓글이 여럿 올라왔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