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선 금복주였는데”…'소주 제국' 뒤흔든 하이볼·말차 열풍 [권 기자의 장바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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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주 제공

금복주 제공

소주 소비 감소와 음주문화 변화 여파로 지역 소주업체들의 실적이 일제히 뒷걸음질쳤다. 한때 대구·경북 시장을 사실상 장악했던 금복주도 매출과 수익이 동시에 감소했다. 반면 저도주·이색 제품을 앞세운 일부 업체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희비가 엇갈렸다.

금복주, 지난해 매출 8.6% 감소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구 기반 주류업체 금복주의 지난해 매출은 521억7000만원으로 전년보다 8.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78억1000만원으로 15% 줄었다.

지역 소주업체들의 부진은 전국적으로 나타났다. 경남 업체 무학의 지난해 매출은 1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5.4% 감소했다. 부산 대선주조 매출도 443억6000만원으로 14.5% 줄었다. 대기업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해 소주 부문 매출이 각각 1.6%, 1.9% 감소했다.

자료=지식재산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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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에서는 소비자 음주 취향 변화가 소주 시장 위축의 가장 큰 배경으로 꼽힌다. 과거처럼 소주 중심으로 술자리가 구성되기보다 하이볼과 위스키, 와인, 사케, 수입맥주 등으로 선택지가 빠르게 넓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회식 문화가 축소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적게 마시고 취향대로 즐긴다”는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 문화가 확산하면서 저도주와 가벼운 음주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5 주류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소비자의 월평균 음주 빈도는 8.8일로 전년(9.0일)보다 줄었다. 하루 평균 음주량도 6.6잔으로 전년(6.7잔) 대비 소폭 감소했다.

순한 술·이색 소주만 살아남나

대부분 업체가 역성장한 가운데 대전 기반 선양소주는 오히려 성장세를 보였다. 선양소주의 지난해 매출은 525억1000만원으로 전년보다 9.3% 증가했다.

선양소주는 14.9도의 저도수 소주 ‘선양’을 비롯해 오크 원액을 활용한 ‘선양오크’, 990원 초저가 제품 ‘착한소주 990’, 말차 풍미를 담은 ‘선양 말차’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젊은 소비층 공략에 나섰다.

선양소주가 내놓은 말차 소주 '선양 말차'. 선양소주 제공

선양소주가 내놓은 말차 소주 '선양 말차'. 선양소주 제공

업계에서는 앞으로 소주 시장도 ‘얼마나 많이 마시게 하느냐’보다 ‘얼마나 새로운 경험을 주느냐’ 경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저도주·제로슈거·이색 향미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분위기다.

금복주도 소비자 취향 변화에 맞춘 제품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금복주 관계자는 “지난해 선보인 오크젠 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시음 행사와 설문조사를 통해 소비자 기호를 제품 브랜딩에 적극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 기자의 장바구니는 기자가 직접 담은 현장 체감 물가와 식품·유통 트렌드를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온라인몰 등을 오가며 실제 장바구니에 담긴 가격 변화를 추적하고, 신제품 출시와 소비 흐름까지 함께 짚습니다. 단순 가격 나열이 아니라 '왜 올랐는지, 무엇이 팔리는지,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풀어내는 데 초점을 둡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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